친정컴백박종호“고맙다! LG”

입력 2008-11-12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타격왕…39경기연속안타…부상…수술…삼성방출…그리고다시찾은야구인생
“기분 좋죠. 선수생활을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았는데. 그것도 친정팀에서 불러줘 너무나 고마운 마음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마지막 기회가 생겼다. 시즌 중반 삼성에서 방출돼 방황하던 내야수 박종호(35)가 마침내 친정팀 LG에 둥지를 틀었다. 10여년만에 다시 입는 줄무늬 유니폼이다. 박종호는 최근 LG의 부름을 받고 잠실구장에서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경남 진주에서 마무리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는 내년 시즌을 위해 잠실구장에서 일단 몸부터 만들고 있다. 그는 1992년 성남고를 졸업한 뒤 LG에 입단해 1998년 7월 현대로 트레이드될 때까지 6여년 동안 LG의 신바람 야구를 주도했다. 국내 최초의 스위치히터에다 공수를 겸비한 2루수, 곱상한 외모로 남성팬뿐 아니라 여성팬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현대에서 김재박 감독과 함께 우승을 제조하던 그는 2003년 말 프리에이전트(FA)로 삼성과 4년간 22억원에 계약하며 대구로 내려갔다. 2000년 타격왕, 2003년과 2004년 2년에 걸쳐 39연속경기안타로 아시아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잦은 부상과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주전에서 밀려난 뒤 올 7월 3일 삼성에서 웨이버 공시됐다. 사실상 방출이었지만 삼성은 그에게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었다. 당시 불러주는 팀이 없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겠다. 시즌이 끝난 뒤 나를 불러주는 팀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계속 몸을 만들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구단은 결국 친정팀 LG였다. 김재박 감독은 “박종호는 작전수행 능력도 좋고 성실하다. 야구를 알고 하는 선수 아니냐. 현재 우리팀 멤버 중에 그런 선수가 드물다. 일단 몸을 만들어 놓으라고 했다. 과거처럼 풀타임으로 뛰기는 쉽지 않겠지만 몸 상태를 봐가며 기용하겠다. 젊은 선수들이 박종호를 가까이서 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을 것이다”며 기대를 걸었다. 박종호는 “나에겐 연봉이 문제가 아니다”면서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자체에 감사할 따름이다.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서 친정팀에 돌아와 마치 신인처럼 흥분되고 기분 좋다.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LG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남아있는 모든 열정을 쏟아붓겠다. 팀에 꼭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