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고래책갈피]난내이름이참좋아

입력 2008-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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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출석을 부를 때면 책상에 납작 엎드려 얼굴부터 붉히던 친구가 있었다. 그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생님은 어김없이 아주 큰 소리로 “김행춘!” 하고 불렀고 반 아이들은 책상까지 두드리며 “와하하” 하고 크게 웃었다. 난 친한 친구에게 괜히 미안해서 입술을 꼭 깨물고 웃음을 참았던 기억이 난다. 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나와 주변에 대해 한창 민감한 나이일 때 이름이 미치는 영향은 참 크다. “너, 이름 참 예쁘구나.” 하면 으쓱거려지고, “넌 이름이 왜 그래?” 하면 괜히 주눅이 든다. 행춘이는 이름 때문에 늘 창피해 했던 거 같다. ‘난 내 이름이 참 좋아’(비룡소)의 주인공 크리샌써멈 또한 그렇다. 이름표에 다 들어가지도 않는 긴 글자에, 국화란 뜻을 가진 꽃 이름이라고 반 아이들이 날마다 놀리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름을 좋아했던 아이는 큰 충격에 빠진다. 하지만 크리샌써멈의 부모는 따뜻한 사랑으로 보듬어 주며, 얼마나 멋지고 소중한 이름인지 다시 한 번 아이가 느끼도록 도와준다. 또 학교에서 가장 멋진 음악 선생님 이름 또한 긴 꽃 이름이란 사실을 알게 된 아이들은 오히려 크리샌써멈의 이름을 부러워하게 된다. 자신감과 용기의 처음이 되는 이름. 어떤 이름을 갖든지 그 이름을 꾸려 나가는 건 아이 몫이다. 하지만 그 몫을 잘 가꾸어 주고 도움을 주는 건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가 자신의 이름을 자랑스러워하고 이름을 통해 자아를 건전하게 형성하도록 옆에서 사랑으로 관심을 가져 주자. 왜 엄마 아빠가 그 이름을 지어 주게 되었는지, 무슨 뜻을 의미하며 그 뜻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함께 이야기하면 더욱 좋다. 이름을 통해 자신에 대해 더 많은 생각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홍고래모임 정 은 정 아마존 사람들을 수중도시로 이끌던 전설의 분홍고래처럼 아이들에게 고래보다 큰 꿈을 그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아동작가모임이다 1) 내 이름은 무슨 뜻인지 적어 보세요. 2) 내가 만약 엄마 아빠라면 아이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줄지 생각해 봐요. 3) 내 이름이 좋은 이유를 세 가지 정도 적어 보세요. 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내 이름이 담긴 병(마루벌), 내 이름은 윤이에요(배동바지), 프레드릭(시공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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