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들의수다]‘베바’서재능과시한장근석‘명품쇼핑은NO!’

입력 2008-1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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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그를 ‘허세 근석’이라고 부른다. 감각적이고 솔직한 자기표현 덕분에 트렌디 스타로 부상했지만 반대로 ‘허세’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안게 된 배우 장근석. 인터넷 미니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쓴 글과 사진으로 1년 넘도록 대중과 부지런히 소통하다가 “적당히 친해졌으니 이제는 숨어보자”라는 22살 청년다운 도발로 과감히 홈페이지 문을 닫은 장근석을 ‘여기자들의 수다’ 주인공으로 초대했다. 그는 최근 1년 동안 영화 3편, 드라마 2편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이하 베바)로 재능을 과시한 장근석은 자신이 연기한 건우보다 1.5배 높은 솔직한 화법과 탁월한 어휘력을 자랑하며 그가 세상을 사는 방식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래서 이번 ‘여기자들의 수다’는 ‘장근석이 직접 밝히는 오해와 진실’ 편이라고 이름 붙일 만 하다. - 이해리 기자(이하 해리) : 문 닫은 미니홈페이지는 앞으로도 열지 않을 참인가. “내 일상을 보여주고 싶던 작년, 21살의 장근석을 통해 대중과 친해지려 했다. 그런데 대중은 토시 하나 틀려도 ‘허세’로 몰아갔다. 한 쪽 시각으로 보면 나의 글은 충분히 오해할 만 했다. 늘 생각은 바뀌기 마련이라 이젠 나를 숨기고 싶고 내 일상을 좀 더 가려야 한다는 믿음이 생겨 당분간 닫는다.” -이정연 기자(이하 정연) : 주위의 시선에 위축된 것은 아닌가. 결국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사는 것에 대한 회의? “물론 어렵다는 생각은 해봤다. 순간 나약해 질 수 있다는 사실도 터득했다. 출연하는 작품 수가 늘면서 자신감도 늘어 가는데, 마치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일장기 오토바이 사건처럼 대중과 완벽하게 통할 수 없는 걸 알았을 뿐이다. 혹시 오만하게 보이거나 치기 어린 아이처럼 보일까봐 걱정이다.” - 해리 : 드라마는 물론 광고 속 이미지까지 더해져 스타일에 죽고 살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마침 옆에 함께 있던 장근석의 스타일리스트는 “의외로 까다롭지 않다”며 한 마디 거들었다.) “주는 대로 입는다(웃음). 그래서인지 가끔 일부 팬들이 내 스타일을 역으로 지적한다. 그래도 명품 쇼핑은 하지 않는다. 굳이 명품에 의지하지 않고 멋을 내고 싶다. 큰 돈 안 들이고 동대문이나 인터넷 쇼핑으로 스타일을 낸다. 신발은 60켤레 정도 있지만 늘 신던 것만 신어서 문제다.” - 정연 : 명품 사절은 의외다. 말이 나온 김에 장근석을 향한 오해에 대해서도 속 시원히 말을 해줄 수는 없나. “각종 루머들? 인터넷에서도 술자리에서도 루머를 듣는다(웃음). 기분이 나쁜 적은 없었지만 대중에게 여러 오해를 받고 있는 것에 새삼 놀란다. 특히 남자를 좋아한다는 루머를 듣고는 몇 분 동안 박장대소 했다. 부인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소문에 휩싸였던 남자 배우와는 얼굴도 맞추진 적이 없어 루머를 듣고 더 웃음이 나왔다. 또 성형설은 ‘황진이’ 이후 끊임없이 따라다닌 오해다. 시트콤 ‘논스톱’에 출연하던 고등학생 때의 통통한 얼굴을 떠올려 갸름해진 턱 선을 보고 아직도 얼굴에 손을 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오해다.” - 해리 : 다이어리를 옆에 끼고 수시로 메모하는 습관, 밤 12시에도 매니저 등과 회의를 일삼는 독특한 생활 방식은 또래 연예인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말, 토론, 회의를 좋아한다. 아무래도 ‘즐거운 인생’ 이준익 감독, ‘베바’ 이재규 PD로부터 받은 영향이 크다. 둘 다 독단적이지 않고, 무리들 가운데서 여러 의견을 수용한다. 정말 멋있다. 두 감독의 리더십을 볼 때마다 깨달음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 정연 : 꽃미남 이미지를 버리고 ‘베바’를 통해 갑자기 남성미를 과시한 것도 결국 회의와 토론의 결과인가. “그렇다. 머리카락이 짧고 팔뚝이 굵은 마초다운 남자에 끌려 수염을 기르고 운동으로 근육을 키웠다. 미소년을 얻었으니 다른 모습에 도전하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변화인데 ‘베바’를 거치면서 스스로도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연히 영화 주간지 표지에 실린 내 사진을 보는데 남자다운 흉내를 내는 모습이 너무 어색해 미소년으로 다시 돌아올 생각이다.” - 해리 :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이재규 PD와 김명민 사이에서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나도 완벽주의를 추구하지만 두 명에 비하면 어림없었다. 특히 김명민 선배는 촬영 도중 순간적으로 자신의 원래 모습이 나올까봐 촬영장에서 사담도 안하더라. 그래서 대신 내가 온갖 장난과 유머로 촬영장 분위기를 책임져야 했다. ‘베바’는 내게 희망과 열정을 갖게 만든 드라마다.” - 정연 : ‘베바’ 종영 뒤 시나리오와 광고 출연 제의가 이어진다던데, 왜 일본 어학연수를 택했나. “영화와 드라마 출연 제의를 6편정도 받았다. 광고도 비슷하다. 지난 1년 동안 5편에 출연한데다 내년 3월 대학에 복학(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할 때까지 남은 3개월을 그냥 보내기 싫었다. 3월 초까지 도쿄에서 단기 어학연수를 받는다. 한국에 있다면 피아노, 기타치고 술을 마시고 드라이브, 사진 찍는 일에만 몰두할 게 분명하다.” - 해리 : 공부도 좋지만 연애도 해야할텐데.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사랑한 여자는 2명이다. 사랑을 오래하는 편이라서 연인이 없는 지금이 외롭긴 하다. 심지어 ‘황진이’, ‘쾌도 홍길동’, ‘베바’까지 드라마에서 단 한 번도 사랑을 이뤄보지 못했다. 이제 사랑을 이루고 싶다.” - 정연 : 배우가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어느 곳에 있을까.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연예 제작자에게 캐스팅 돼 배우 데뷔를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웃음). 30대에는 정말 신비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다가 40대에는 매니지먼트 회사를 차려 배우를 양성하고 스타 마케팅을 직접 하는 게 꿈이다. 작은 일도 함께 의논해 결정하고 나의 의지를 반영시키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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