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넘어음악으로…“예스아이캔!”

입력 2008-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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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이미지탓음악성저평가아쉬워
‘비겁하다∼ 욕하지 마∼♬ (‘내 생에 봄날은’ 중)’ 비장감 넘치는 가사와 멜로디로 많은 이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남성듀오 캔. 그룹 ‘모자이크’의 보컬과 대학가요제 은상을 수상한 솔로 가수로 각자의 길을 가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OST를 통해 인연을 맺었고, 그 후 10년째 ‘캔’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7집을 발표한 이들에게 “2001년 ‘내 생에 봄날은’ 이후 매년 앨범을 내고 활동해 후회는 없겠다”고 했더니 배기성, 이종원 모두 손사래를 쳤다. 캔은 “겉모습에 가려 10년 동안 보여주지 못한 ‘캔의 음악’이 남아있다”며 “우린 아직 보여줄 게 많은 개발도상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는 개발도상국, 예능으로 질려도 음악으로 질리면 안돼 이들을 만나기 전까지 TV 속 유쾌한 모습만 상상했다. 워낙 입담이 좋아 인터뷰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인터뷰는 의외로 진지했다. 이들은 “웃기는 건 예능에서 하면 되죠. 음악 얘기를 하는 건 인터뷰 밖에 없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저희를 그저 웃긴 그룹으로만 아는 분이 많아요. 하지만 음악에 있어서는 누구 못지않게 진지해요.(이종원)” 사실 캔은 그동안 버라이어티쇼에서 더 돋보였다. 틀면 나온다고 ‘수도꼭지’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였다. “10년만 꾹 참고 예능활동을 하면 이후에는 음악만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10년 지났더니 이제 예능 없이는 음악도 없더라고요.(웃음) (김)종서 형이 그래요. 지금은 버라이어티 안나오면 누군지도 모른다고. 현실을 받아들이지만 어떻게 활동할지 고민이에요.(배기성)”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해 변화된 방송 트렌드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젠 예능에서 우리가 보여줄 게 없다는 생각도 해요. 하지만 음악으로는 질리고 싶지 않아요. 캔의 음악을 제대로 들려줄 기회가 없었으니까.” #무조건 버티기, 고민하는 후배 본보기 되고 싶어 캔의 주변 동료들은 코믹한 이미지 때문에 가려지는 음악성에 대해 아쉬워한다고 한다. 캔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시름을 덜어준 건 한 아이들(idol 그룹) 멤버의 한탄이었다. “그 친구가 ‘언제까지 예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가수인데 무대에 서지도 못해요’라고 털어놓는 거예요. 그 말 듣고 불평할 때가 아니구나 싶었죠.(배기성)” 그래서 캔은 이처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힘들어도, 포기하고 싶어도 무조건 버티려고요. 후배들에게 아무리 약한 끈이라도 뭔가 남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맥이 있어야 이어지죠.(이종원)” 캔은 2년 전 소속사로부터 독립하면서 꽤 많은 적자를 봤다. 이번 앨범을 제작하면서는 대출까지 받았다. 그래도 그들은 “괜찮다”고 말했다. “앨범 제작하는데 억대 돈이 들었어요. 힘들죠.(웃음) 그래도 무대에 설 수 있어 좋아요. 얼마 전 박진영 씨가 그러더라고요. ‘죽는 날까지 무대에 서고 싶다’고. 가수라면 누구나 동감할 거예요. 더 늙어 음악하기 힘들어도 평생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라도.(이종원)”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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