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본2008연예계]④리얼리티&팩션

입력 2008-1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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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대담‘날방송’안방점령
# 리얼리티 고스톱 치는 이효리, 신상 구두라면 잠시 정신을 놓는 서인영. 스타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기존 방식대로라면 ‘어림도 없는’ 모습들이 TV에 여과 없이 나온다. 솔직하다 못해 대담하기까지 한 이른바 ‘날 방송’이 올해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요즘엔 리얼리티가 대세’임을 보여준 주역들은 가수 이효리와 서인영. 두 사람은 올 초 케이블 채널 Mnet을 통해 나란히 ‘오프 더 레코드 효리’, ‘서인영의 카이스트’를 내놓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숨겨둔 ‘날 것의 이효리와 서인영’을 담아내 큰 성공을 거뒀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낼 뿐, 호불호는 보는 이에 따라 판단할 몫이라는 리얼리티란 대담한 화법은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리는’ PR 일색의 안방극장에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했다. ‘이젠 솔직해져야 한다’는 TV의 각성은 리얼리티의 변주를 낳았고 급기야 설정만 가짜고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진짜인 ‘가상 리얼리티’를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가상 리얼리티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 방송사가 점지해준 스타들끼리 펼친 가상 결혼의 향연은 결혼이 해볼 만한 것임을, 때론 미친 짓임을 공감케 했다. ‘우결’이 낳은 가상 리얼리티 열풍은 한 술 더 떠 ‘바꿔 살아보자’는 부부 스와핑으로까지 번졌다. 케이블 채널 tvN의 ‘발칙한 상상, 아내가 결혼했다’가 그것. 홍서범-조갑경, 이세창-김지연 커플이 실제 맞교환을 감행해 보여주는 기가 막힌 광경은 스와핑이란 자극적 소재와 달리 ‘구관이 명관이며 부부는 최고의 동반자’란 기존 가치관을 강화시켰다. # 팩션(Faction) ‘침대는 무엇일까요’란 사지선다에서 적잖은 초등학생들이 ‘가구가 아닌 과학’을 주저 없이 찍었다는 오답 해프닝은 매스 미디어가 전하는 메시지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목. 이쯤해서 ‘조선시대의 화가 신윤복은 여자일까요, 남자일까요’란 질문을 던졌을 때 어떤 답이 얼마만큼 나올지도 몹시 궁금해진다. ‘만약’이란 전제에도 불구, 너무나 그럴 듯해 정말 사실일 것 같은 의구심이 들게 하는 ‘팩션’(Faction)이 등장했다. 사실(Fact)과 허구(Fiction)의 합성어인 팩션을 풀어보자면 바로 ‘가상 역사.’ 영화에서 더러 실험됐던 팩션 형식이 올해 드디어 안방극장에 입성했다.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대표적. ‘화가 신윤복이 실은 여자였다’는 충격적 소재를 다룬 이 드라마는 공교롭게도 최근 영화로도 재등장했다. 관람 등급이란 제도에 기대 영화 ‘미인도’는 이를테면 ‘바람의 화원’ 19금 버전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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