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 닉, 뭘 그렇게 쪽쪽 빨아 드시고 계시나?
닉 : 뭐긴…. 이 몸이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보양식품 아니겠어?
비싼 돈 주고 한약재까지 듬뿍 넣은 흑염소 중탕인데 한 방울도 남김
없이 쪽쪽 빨아 먹어야지.
새라 : 흐흐…. 그래서 쪽쪽 빨아 드셔라. 그런데 옆에 있는 컵은 뭐야?
닉 : 이게 맛이 워낙에 써서 오렌지 주스랑 같이 마시는 거야.
그럼 먹기가 훨씬 좋잖아. 새라는 약 먹을 때 안 그러나?
새라 : 그건 그렇지. 나도 약 먹을 때는 오렌지 주스랑 같이 먹는데.
반장 : 음… 그렇다면 자네들은 둘 다 헛짓을 하는 셈이군.
닉 : 네? 뭐가요?
반장 : 의약품 중에서는 과일 주스와 함께 먹게 되면 효과가 거의 없어지
는 경우들이 있다네. 한마디로 먹으나 마나가 되는 거지.
닉 : 아니 왜요?
반장 : 과일 주스가 약의 흡수를 방해하는 거지.
캐나다의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에서 실험한 결과 밝혀진 건데 말
이야, 알레르기 약의 일종인 알레그라를 물과 함께 먹었을 때와 자
몽 주스와 함께 먹었을 때를 비교해 보니까 자몽 주스와 먹었을 때
는 약효가 거의 없었다는 거야. 아직은 연구 초기라서 어떤 약이
과일 주스와 궁합이 안 맞는지 다 밝혀지진 않았지만 일단 암과 고
혈압 치료제, 심장마비나 장기 이식 관련 약품, 그리고 몇 가지 항
생제가 궁합이 안 맞는 것으로 드러났고 아마 그 리스트가 더 늘어
날 것 같아.
닉 : 힉. 그럼 그동안 먹었던 보양식품이 순 허당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쩐지! 왜 정력이 안 살아나나 했어!
반장 : 약은 물과 함께 먹는 게 가장 좋고 과일주스는 약 먹은 전후 두 시
간 안에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는 게 연구팀의 충고라네.
닉 : 이놈의 오렌지 주스, 당장 갖다 버려야지!
반장 : 닉, 과연 과일주스를 안 먹는다고 그 보양식품이 약발이 받을까?
아직까지는 정확히 어떤 약이 과일주스와 사이가 나쁜지는 다 밝
혀지지 않았다고.
새라 : 내버려 두세요.
닉이 그동안 보양식품에 갖다 바친 돈이 얼만데, 저런 핑계거리라
도 찾아야죠.
수사결과
일부 의약품들은 과일주스와 함께 먹으면 몸에서 흡수율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약효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짐. 아직 어떤 약품이 그런지는 모두 밝혀지지 않았으나 약을 과일주스와 함께 먹는 것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됨.
(추신) 닉이 과일주스 회사에 그동안 먹은 보양식품 값을 내놓지 않으면 회사를 폭파하겠다는 협박전화를 했다는 혐의로 고소를 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