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국악버무려‘우리둘이’앨범낸김준호-손심심부부,

입력 2008-12-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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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과 전통의 고리가 되고 싶어요.” 10여 년 전 한 방송 강연을 통해 일약 국악계 스타로 떠오른 김준호 손심심 부부. 시원스런 입담과 독특한 캐릭터로 TV와 라디오, 무대 공연 등을 통해 전국을 누비며 한국의 전통문화와 국악을 알리는 데 힘써온 이들이 이번엔 대중가요와 국악을 접목시킨 앨범을 발표했다. 이런 경우 대개 ‘퓨전’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만 이들은 “하이브리드 앨범”이라고 소개한다. “그동안 국악음반 제의가 참 많았는데, 발표해봐야 일반인에게 잘 다가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안했죠. 그런데 드라마 ‘대장금’의 ‘오나라’가 잘 되는 걸 보면서 ‘하이브리드는 먹히는 구나’ 싶어서 시도했죠.”(김준호) 김준호 손심심은 강연을 벌이는 틈틈이 기획, 작곡가 정풍송과 함께 2년간 작업해 신곡 10곡이 담긴 ‘우리 둘이’를 발표했다. 앨범의 큰 테마는 어머니. 재킷 속에는 손심심의 친정부모 결혼 사진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은 판소리에서는 인간문화재급이지만, 대중음악은 창법이 전혀 달라 도전은 쉽지 않았다. 국악은 ‘장단’이란 틀 안에서 자유롭게 소리를 내뱉지만, 대중음악은 음표에 정확히 음정과 박자를 맞춰야 한다. “망나니 야생마가 틀에 갇히다보니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정풍송 선생님은 가요제 심사위원을 오래하셔서 그런지 너무 깐깐했어요.”(손심심) 기존 국악의 규범을 깨는 퓨전을 시도하다보니 국악계 어른들에게 야단도 많이 들었다. 점잖지 못하다는 이야기에서부터, 바닥에 내려놓고 쳐야하는 장구를, 사람들에게 잘 보이게 하려고 받침대를 사용했다고 야단하는 어른도 있었다. “원래 선구자는 욕을 많이 먹는 법이죠. 우린 많이 맞으면서 살아왔어요. ‘이단아’란 말을 많이 들었죠. 그런데 신영희 선생은 격려를 많이 해주세요.”(손심심 김준호) 손심심은 “문화는 전승(그대로 내려오는 것)과 전통(시대에 맞게 흘러가는 것)이 같이 가야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두 사람은 이를 실천하고 있다. 김준호는 부산 지방무형문화재 동래지신밟기 제4호 인간문화재 후보이고, 손심심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18호 동래야류(탈춤) 전수보조자(준 인간문화재 급)으로, ‘전승’에 힘쓰는 한편 퓨전국악 등으로 ‘전통’에도 참여하고 있다. 두 사람은 1995년 마당놀이에 함께 출연했다 사랑을 키웠다. 청혼은 한 살 연상인 손심심이 먼저 했다. “남주기 아까워서 청혼했더니, ‘네’ 그러더라고요. 내가 뭐 인간하나 만들어놨죠. 하하.”(손심심) 김준호 손심심은 전통문화 전파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준비한다고 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지식이 축적돼 있어야 노래도 가볍게 들리지 않고, 강의도 잘 할 수 있다고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잎이 많아요. 그 만큼 인고의 세월을 보냈고, 수많은 가지와 잎을 가지게 된 거죠. 우리도 수많은 가지와 푸른 잎으로 사람들에게 그늘이 되고 안식이 되면 좋겠어요.”(손심심)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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