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삼성화재,신치용감독의‘계룡산훈련’이‘큰몫’

입력 2008-12-11 1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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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가 정말 오랜만에 ´삼성화재´다운 배구를 펼쳤다. 올시즌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LIG손해보험에 잇따라 패하며 2승3패의 아쉬운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친 삼성화재 블루팡스. 주전 선수들의 부상 등 여러 문제점을 드러낸 삼성화재의 거듭된 부진은 ´이제는 세대교체 시점이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역시 ´디펜딩챔피언´ 삼성화재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지난 1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8~2009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전에서 안젤코를 비롯한 주전 공격수들의 고른 득점에 힘입어 3-0(25-16 25-15 25-23)으로 완승을 거뒀다. ´톱니바퀴 조직력´을 앞세운 삼성화재는 그동안 안젤코에게만 의존된 단편적인 공격의 틀을 깨고 주전 선수 전원이 고른 활약을 펼쳐 기분좋은 승리를 챙겼다. 지난 1라운드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신선호(30)는 이날 블로킹 4개를 포함해 총 10득점을 올려 안젤코(25)가 혼자서 지고 있던 공격에 대한 부담을 덜어줬다. 또 석진욱(9득점)과 이형두(7득점)도 득점포를 가동했고 리베로 여오현(30)은 몸을 사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비로 삼성화재의 완벽한 승리를 일궈냈다. 물론 아직은 남은 경기를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삼성화재 선수들에게는 분명히 변화가 있었고, "우리는 100%를 다했다"고 말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53)의 지도력도 효과를 발휘했다. 신 감독은 대한항공전을 이틀 앞둔 지난 8일, 선수들과 함께 계룡산을 향했다.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대한항공이라는 ´큰 산´을 앞에 두고 신 감독은 과감히 훈련을 포기하고 계룡산행을 택한 것이었다. 전술보다는 심리적인 면을 더욱 중시한 신 감독의 노련함은 ´노화된 전력 탓´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속병을 앓고 있던 선수들에게 자극이 됐고,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에 1라운드 패배를 보기좋게 설욕했다. 삼성화재의 간판 세터 최태웅(32)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첫 단추를 잘못 낀 것인가, 정말 세대교체 시점이 된 것인가를 두고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태웅은 "계룡산에 가서 운동을 한 것이 아니다. 그저 산책만 하고 돌아온 것이 자극이 됐다. 우리는 이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의 선택은 선수기용에서도 빛을 발했다. ´손재홍의 안정감이냐, 이형두의 투지냐´를 놓고 고민하던 신 감독은 위험부담이 있지만 승부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이형두를 택했고, 이형두는 ´죽어도 이긴다´는 마음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명장´다운 과감한 선택으로 침체돼 있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 신 감독은 이날 "3세트를 넘어갔으면 또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며 뒷심 부족을 우려했다. 눈에 띄는 장신 선수는 없지만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삼성화재가 어렵게 올라탄 상승세를 이어가 신 감독의 걱정을 덜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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