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내몰리는한국코치

입력 2008-12-15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60년대 중반에서 70년대 초까지 한국 야구를 주름잡았던 그룹은 재일교포 출신들이다. 대부분의 실업 팀은 재일교포 출신들을 한두명씩 보유하고 있었다. 옛 빙그레 김영덕 감독, 현 SK 김성근 감독이 바로 현해탄을 건너와 취약했던 한국 실업야구 마운드에 활기를 불어 넣었던 주인공들이다. 재일교포 출신들이 한국 무대에 대거 진출했던 요인은 일본에서 선진야구를 습득했던 그들의 앞선 기량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국내 프로야구를 현장에서 취재할 때 한 야구인은 사석에서 “당시 대한야구협회의 간부들이나 원로 야구인들은 기술이 한 수 위인 재일교포 출신들을 감싸고 돌아 국내파들이 찬밥 신세였다”고 털어 놓은 적이 있다. 사실 60년대나 70년대 초반까지는 국내 스포츠가 일본에 견줘 훨씬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유도에서 올림픽 메달도 대부분 재일교포 출신들이 땄던 그런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팬들이 있을까.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는 점은 지도자들이 다소 합리적이고, 저변이 넓다는 것이다. 인구 비례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설 수가 없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 획득과, LPGA 무대에서 보여주는 한국 스포츠인들의 활약을 보면 눈이 부실 정도다. 그런데 유독 일본을 선호하는 곳이 있다. 바로 프로야구다. 현재 8개 팀 가운데 4팀에서 일본 코치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지난 2006년과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을 꺾었다. 일본이 우리보다 더 이상 위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일본은 고교야구팀 4000여개에서 알 수 있듯이 넓은 저변이 우리를 항상 주눅들게 할 뿐이다. 2.국내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의 문호가 개방될 때 가장 우려했던 게 국내 선수들의 자리가 좁아지는 것이었다. 직업으로 야구했던 선수들의 터전을 외국 선수에게 빼앗기는 것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야구인도 많았다. 외국인선수 엔트리를 3명으로 늘리자고 했을 때도 선수협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던 적이 있다. 요즘 이 문제가 새롭게 거론되고 있기는 하다. 농구에서도 외국인 선수에게 문호를 열었을 때 “이제 국내에 센터는 씨가 마를 것이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내파들이 신장 면에서 외국 선수와 비교가 안되는 상황에서 센터 포지션에 매달리는 무모한 선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센터는 몸싸움을 해야하는 고달픈 포지션인데 씨가 마를 것은 뻔한 일이다. 하승진의 경우는 예외다. 모든 사물이나 정책은 양이 있으면 음이 있게 마련이다.현재 프로야구 코치들의 권익을 대변해 줄 기구는 아무 곳도 없다. 일본 코치들의 유입으로 청춘과 희망을 다 바쳤던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지만 어디에 하소연할 곳이 없다. 그들이 실력이 부족해 터전을 빼앗겼다고 몰아 붙이지는 마라. 일본 코치들의 실력이 검증됐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나. 요즘같은 엔고 시대에 일본 코치 1명을 쓰면 국내 코치 2-3명의 연봉이다. 한국은 시장이 작다. 더구나 국내야구는 스타 출신에 대한 의존도가 커 코치들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편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코치자리마저 외국인에게 문호를 활짝 열어주는 것은 결코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후배에게 길을 터주는 게 야구발전이 아닌지.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