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12년만에FA컵‘키스’

입력 2008-12-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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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측면을 봉쇄해야 하는데….”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한국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축구협회(FA)컵 결승을 앞둔 조광래 경남FC 감독은 다소 긴장한 듯 보였다. 무엇보다 K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 포항 스틸러스의 좌우 측면 공격을 걱정했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포항은 21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제주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8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 결승전에서 전반 3분 황진성의 선제골과 후반 33분 김재성의 추가골로 경남을 2-0으로 꺾고 1996년 초대 챔프에 등극한 이후 1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이로써 포항은 우승 상금 2억원과 함께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도 확보했다. 또 브라질 출신 파리아스 감독은 K리그 및 FA컵 우승을 모두 경험한 첫 외국인 사령탑에 족적을 남겼고, 포항은 작년 FA컵 결승에서 전남에 지는 등 2001년, 2002년, 2007년 3번이나 준우승에 머문 한을 풀었다.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은 최효진(포항)이 수상했고, 득점왕은 6골을 기록한 경남 공격수 김동찬이 받았다. 페어플레이상은 국민은행에 돌아갔다. 해법은 역시 측면이었다. 도민구단으로 창단 3년 만에 첫 우승에 도전한 경남은 고양 국민은행과 준결승에서 홀로 4골을 몰아쳐 팀의 5-0 승리를 이끈 김동찬을 내세웠으나 조 감독의 우려대로 포항의 측면 공략에 수비 밸런스가 급격히 흐트러졌다. 첫 골은 3분 만에 터졌다. 포항 오른쪽 미드필더 최효진이 경남 수비 3명을 제치고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다 가운데로 찔러준 패스가 경남 골키퍼 이광석을 맞고 흐른 것을 황진성이 왼발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이후에도 왼쪽 날개 박원재와 최효진의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풀어가던 포항은 전반 30분 경남 박윤화에 위협적인 슈팅을 내주는 등 후반 중반까지 어려운 경기를 했다. 분위기 전환은 교체 멤버의 몫이었다. 후반 29분 황진성과 교체 투입된 김재성이 투입된 지 4분 만에 박원재의 왼쪽 크로스를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그물을 갈랐다. 0-2로 끌려가던 경남은 이상홍이 회심의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운까지 따라주지 않았다. 제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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