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천재’이종범,전설은계속된다

입력 2008-1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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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뛴다!” 은퇴 기로에 서 있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38)이 내년에도 현역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게 됐다. KIA 이종범은 22일 밤 김조호 단장과 광주시내 모처에서 만나 약 1시간 동안 거취문제를 놓고 얘기를 나눈 뒤 선수생활 연장에 대해 합의했다. 김 단장은 지난달 27일 이후 이날 두 번째 만남에서도 플레잉코치직을 제의했지만 이종범이 현역선수로 뛰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 결국 구단에서도 이종범의 의사를 존중해주기로 결론 내렸다. 또 은퇴는 이종범 스스로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시즌 후 진로를 놓고 갈등양상으로 치닫던 이종범 거취문제는 현역연장으로 매듭지어졌다. KIA는 시즌 후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종범의 진로를 놓고 ‘은퇴 후 지도자 연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 타율 0.174로 부진해 은퇴를 종용했을 때 이종범이 “3할을 치지 못하면 은퇴하겠다”고 구단에 약속했기 때문이었다. 이종범은 올 시즌 0.284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은퇴 마지노선인 3할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구단의 방침을 전해들은 이종범이 다시 한번 현역 연장에 대한 미련을 보였다. 지난달 27일 첫 만남에서 KIA는 “내년에 플레잉코치로 뛰면서 지도자를 준비해달라”는 뜻을 전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이종범은 “은퇴는 선수 스스로 결정해야한다. 플레잉코치가 아니라 순수하게 선수로 뛰고 싶다”며 거부했다. 이종범은 이날 구단에서 자신의 현역 연장 의사를 받아들이자 “팀 우승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2009년 연봉 재계약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구단에 백지위임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이종범으로서는 ‘현역 연장’의 뜻은 관철했지만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KIA가 ‘지도자 연수’ 등 은퇴 반대급부로 제시한 사항들도 모두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종범은 “내 생각을 존중해준 구단에 감사한다. 후배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펼쳐도 이길 자신이 있다”면서 “시즌 중이라도 부진해 더 이상 선수로 뛸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나 스스로 구단을 찾아가 옷을 벗겠다는 뜻을 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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