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쿼터제도입K-리그,대륙축구로눈돌릴까?

입력 2009-01-11 07:3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올 시즌부터 아시아쿼터제를 도입하는 프로축구 K-리그가 대륙의 축구로 눈을 돌릴까? 지난 시즌 챔피언 수원삼성이 9일 중국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리웨이펑 영입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선수들의 K-리그 진출 여부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외국인 선수 3명 외에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출신 선수 1명을 더 보유할 수 있는 제도인 ´아시아쿼터제´의 바람은 일본에서 먼저 불어왔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는 올 시즌부터 아시아쿼터제 도입을 결정, 일찌감치 K-리그 선수들을 눈여겨 보며 영입작업을 서둘렀다. 감바 오사카, 교토 상가 등 J-리그 팀들은 K-리그 시즌이 끝나기 무섭게 영입전을 진행, 조재진(28), 박동혁(30. 이상 감바 오사카), 이정수(29. 교토), 마토(30. 오미야) 등을 영입했다. 2부리그인 J2까지 조성환(26. 삿포로) 등 K-리그와 내셔널리그 등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력선수들이 이탈하거나 조만간 자리를 떠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K-리그 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하지만 수년 전 한국 땅을 밟았던 일본 국가대표 출신 마에조노 마사키요의 경우에서 보듯 개인기량에 초점이 맞춰진 일본 선수들의 스타일이 K-리그에서 통하기는 힘들어 국내 프로팀들의 고민은 계속됐다. 이에 인천유나이티드, 성남일화 등 일부 팀들은 호주 A-리그로 눈을 돌려 새로운 행보를 하고 있다. 여기에 수원이 리웨이펑의 영입에 나서고 있고, 몇몇 구단들이 펑샤오팅(23)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슈퍼리그 또한 탐색대상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전체적인 수준으로 따져보면 K-리그, J-리그보다 한 수 아래지만,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의 기량은 쓸만하다는 평가이기 때문이다. K-리그 구단의 한 사령탑은 "중국 선수들의 신체조건은 K-리그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지만 기량이 처지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해볼만 하다"는 평가를 내리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문화적인 면에서도 호주나 중동 쪽 선수들에 비해 같은 문화권에 속한 중국 선수들의 한국 적응이 더욱 빠를 것이라는 분석이어서 이들에 대한 매력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중국 선수들이 K-리그로 쉽게 진출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문제는 K-리그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준급 중국 선수들의 몸값이다. 대부분의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은 K-리그에 비해 한참 낮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주전급 이상에서 국가대표 소속이거나 출신 선수들의 몸값은 K-리그 선수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높다는 것이다.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지난 9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선수단 숙소에서 취재진을 만나 "사실 우리도 지난 해 중국 선수 영입을 위해 움직인 적이 있다. 당시 모기업(현대자동차)이 중국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던 터라 적극적인 검토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일정 기량을 갖춘 중국 선수들의 몸값은 K-리그와 별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높았다. 한단계 수준이 떨어지는 선수들은 실전에서 활약이 의심스러웠다"며 계약에 이르지 못했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다른 지도자들 역시 아직까지 중국 선수들의 기량과 거친 플레이에 신뢰를 보낼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K-리그가 법인화되기 전까지는 부유한 구단들이 돈자루를 풀어 선수를 데려올 수 있었지만, 모든 구단의 법인화가 이뤄진 올 시즌부터는 선수 계약을 위한 실탄이 넉넉하지 않은 점도 중국 선수 영입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결국 중국은 아시아쿼터제의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국내 구단들이 적정 몸값 이상을 지불하며 무리하게 영입을 시도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경제 위기와 맞물려 확대개편된 AFC챔피언스리그 시행 등, 동아시아 축구의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됐다.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놓고 J-리그와 무한경쟁에 돌입한 K-리그가 중국축구를 새로운 대안으로 맞아들이게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뉴시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