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신임CEO에게묻는다] FC서울정종수사장“첫째도둘째도팬”

입력 2009-0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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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팬의,팬에의한,팬을위한명문‘3팬구단’향해뛴다
FC서울은 지난해 연말 선장이 바뀌었다. 이완경 사장 후임으로 정종수(60) GS EPS 사장이 제2대 CEO로 선임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정 사장은 먼저 사무실 위치를 자랑했다. “이렇게 경기장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사무실을 가졌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현장 밀착형 사무실인데, 일할 의욕이 넘치는데요.” 34년간 영업맨으로 뛰었다는 그의 관록이 묻어났다. 사람 상대하는 것은 어디서나 매 한가지인 법. 그는 주저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어갔다. “막상 스포츠단에 와 보니 업무가 ‘종합예술’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축구와 배구가 생산품인데, 이를 팔기 위한 마케팅 노력이 상당히 필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할 일이 많습니다. 잘만 하면 국내는 물론 아시아와 세계로 파급되는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옮긴 지 6년째. 그 동안이 파종기라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열매를 거둬들일 시기이다. “6년째인 올해부터는 수확해야죠. 귀네슈 감독의 축구가 만개 된다면 우리 마케팅도 탄력을 받게 됩니다. 지역기반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서울시민이 내 팀처럼 느끼는 순간 명품 구단이 탄생하는 겁니다.” 그는 유독 고객을 강조했다. 첫째도, 둘째도 팬의 입장에 서겠다는 생각이다. “축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또 그 팬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프로스포츠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FC서울을 팬들 그리고 연고지 서울 시민들,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구단으로 만드는데 역점을 두고 싶습니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에 참가하는 만큼 좀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한다. 이는 구단의 재정 자립과도 밀접하다. 이제 자립해야만 생존이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모기업의 지원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재임 기간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여 구단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구조와 기반을 갖추는데 힘을 쓸 작정입니다. 선진국의 사례를 분석해 한국 실정에 잘 맞는 묘안이 무엇인지 연구해 실천하겠습니다.” FC서울로서는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을 결코 잊을 수 없다. 눈물을 머금고 수원 삼성에 트로피를 내줬으니 말이다. 서울은 2000년 이후 아직 우승이 없다. 우승, 정 사장은 어떻게 생각할까. “감동적인 경기였어요. 물론 우리가 졌지만, 젊은 선수가 많은 우리 팀에 훨씬 약이 됐을 거예요. 우승의 조건은 감독의 리더십, 선수들의 열정과 패기, 프런트 직원들의 헌신적인 지원 등인데, 우리는 이 모든 조건을 갖췄거든요. 그래서 우승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고 봐요. 올해도 마지막 순간까지 이 3개의 축이 잘 돌아간다면 가능하지 않겠어요?” 수원과의 라이벌 관계에 대해서도 정 사장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라이벌이 있다는 것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지요. 어느 종목에서건 독주는 재미없어요. 건전한 경쟁관계는 언제든지 좋아요. 라이벌전에서 졌다고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그 패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음번에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연구할 수 있거든요.” 귀네슈 감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7일 첫 만남을 가졌는데 귀네슈의 축구철학과 공감대가 형성되더군요. 귀네슈가 가족같이 해달라고 부탁하던데, 가족의 개념을 유독 강조하더라구요. 터키 사람들의 의식이 한국과 많이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호감이 가요.” 기성용 이청용 등 젊은 스타들이 많은 것도 서울의 특징이다. 이들은 각종 인터뷰에서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을 숨기지 않는다. 구단이 순순히 내보내줄 수 있을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겠죠.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봐요. 개인과 팀, 그리고 한국축구 전체를 봐서 결정할 문제입니다. 구단은 선수들이 잘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선수들의 권익을 챙겨주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 사장의 경영 철학을 물었다. “신뢰와 열정을 우선적으로 꼽고 싶네요. 팬들의 무한 신뢰를 받기 위해 우리는 무한 열정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신뢰와 열정은 감동을 낳는 법이거든요.” ◆ 정종수 사장은? ○생년월일 : 1949년 10월 30일 ○학력 : 경동고 졸업(1967년)·연세대 상학과 졸업(1971년) ○주요 경력 : 1970 호남정유(현 GS칼텍스㈜) 입사·1992 GS칼텍스 영업담당 이사·1996 GS칼텍스 영업담당 상무·1999 GS칼텍스 부산경남지역본부장 전무·2000 GS칼텍스 부산경남지역본부장 부사장·2005 GS EPS 대표이사·2009 ㈜GS스포츠 대표이사 사장 최현길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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