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드라마’를아세요? 4부작‘경숙이,경숙아버지’21일첫방

입력 2009-0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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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방용’ 드라마를 아시나요?” 야구 경기에서 중요한 승부처에서 대타가 등장하듯 방송에도 대타용 드라마가 있다. 방송가에서 흔히 ‘땜방용’이라고 부르는 이 드라마들은 짧게는 2부작, 길게는 4부작으로 초미니 시리즈로 만들어진다. ‘땜방용’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은 경쟁사 드라마와 정면 대결을 피하기 위해서나 후속 미니시리즈의 제작 일정이 늦춰질 때 시간벌기용으로 긴급 편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때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이런 작품들이 시청자에게 기대 이상의 감동과 반향을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KBS는 지난 해 ‘최강칠우’가 MBC ‘이산’과 맞붙지 않도록 4부작 ‘살아가는 동안 후회할 줄 알면서 저지르는 일들’을 편성했다. 시청률은 5%대 안팎에 머물렀지만 사랑과 후회를 주제로 여주인공의 기억을 되짚는 독특한 설정도 눈길을 끌며 큰 호응을 얻었다 KBS 2TV ‘바람의 나라’ 후속으로 21일부터 방송하는 4부작 드라마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역시 그런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원래 이 시간대의 후속작은 ‘미워도 다시 한 번’. 하지만 한때 제작 무산 위기까지 맞았던 ‘미워도 다시 한 번’이 대본, 캐스팅을 전체적으로 수정해 방송시간에 맞춰 제작하기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미리 촬영해둔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가 먼저 편성됐다. 그러나 비록 ‘땜방용’이라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이 붙었지만 ‘경숙이, 경숙 아버지’(극본 김혜정·연출 홍석구)는 결코 허투루 볼 작품이 아니다. 이 드라마는 원래 2006년 조재현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연극을 안방극장으로 옮겼다. 그해 ‘올해의 예술상’, ‘대산문학상’, ‘동아 연극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1950년대를 배경으로 모질고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부모와 자녀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사랑하면서도 대립하고 갈등하며 성장하는 이야기 담았다. 경숙 아버지는 정보석, 딸 경숙은 ‘황진이’, ‘태양의 여자’에서 각각 하지원, 김지수 아역으로 출연한 심은경이 맡았다. 드라마 관계자는 “단막극 형태로 제작됐고 방송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정된 편성만 제외하고는 내용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극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드라마라 시청자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배우 출연료를 제하면 세트나 미술 등 제작 초기비용은 4부작과 16부작이 비슷하다. 그 만큼 드라마의 질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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