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전지훈련탐방]동유럽커넥션으로비상꿈꾸는인천유나이티드

입력 2009-02-03 01: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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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시즌 화려한 비상(飛上)을 꿈꾸고 있는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소망이 강원도 속초에서 영글고 있다. 지난 5일 겨울잠에서 기지개를 켠 인천은 10일 해발 1060m의 설악산 고지대에 동계훈련 베이스 캠프를 차리고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K-리그 개막에 맞춰 전력 담금질에 한창이다. 특히 J-리그 오미야 아르디쟈로 떠난 장외룡 감독의 공석을 메운 일리야 페트코비치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모두 구단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아시아쿼터제 활용으로 K-리그 15개 구단의 전력 평준화를 이룬 올 시즌. 인천의 1차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1차 목표를 달성한 뒤에는 단기전으로 펼쳐지는 포스트시즌에서 우승도 가능하다며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페트코비치 감독의 훈련 프로그램 ‘매일 매일 달라요’ 점심식사 후 3시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 선수들의 얼굴에는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매일같이 바뀌는 페트코비치 감독의 훈련 프로그램 때문이다. 코치진 역시 아침마다 회의를 통해 감독의 다양한 유럽형 훈련 프로그램을 전해 들어 생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니 선수들은 훈련 중 실수를 연발했고, 코치진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감독도 이를 눈치챈 듯 “실제 경기같이 생각하라”, “더 민첩하게 움직여라”는 등 낯선 훈련 프로그램에 적응하고 있는 선수들을 채찍질했다. 그렇지만 허둥지둥 되는 국내파들 사이에서 유독 여유만만한 두 선수가 있었다. 보로코와 드라간 믈라데노비치. 이미 유럽축구를 경험한 두 선수는 ‘식은 죽 먹기’라는 표정으로 선두에서 시범을 보이는 적극성을 드러냈다. 동유럽 출신 용병 ‘3인방’…‘공격 걱정마’ K-리그에는 브라질 출신 용병 선수들이 즐비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에 소속된 선수를 제외하고 각 팀에 3명까지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 이후 실력 대비 비교적 몸값이 싼 브라질 선수들의 수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천의 경우는 다르다. 그 동안 마니치(세르비아), 라돈치치(세르비아), 외잘란(터키) 등 창단 이후 줄곧 동유럽 국가에서 용병 수급을 해왔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출신 라돈치치가 성남으로 전격 이적했지만, 기존 드라간과 보르코가 건재하고 마케도니아 출신 드라간 카디코프스키(27)까지 영입해 공격력을 한층 강화시켰다. 191cm의 장신공격수인 드라간은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 높은 골 결정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져 안정된 수비에 비해 단점으로 지적 받고 있는 무딘 공격력을 단숨에 끌어 올릴 수 있는 보배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인천은 지난해 K-리그 적응을 마친 최전방 공격수 보르코와 또 한 명의 장신 미드필더 드라간의 찰떡호흡도 기대하고 있다. 인천에 상륙한 동유럽권 출신 용병들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넣을 때마다 신기록’ 우성용 “기록보다는 팀 승리가 먼저” 그 동안 많은 스타 플레이어를 배출시키지 못했던 인천이 스토브리그에서 진정한 스타를 영입했다. 주인공은 ‘K-리그 최다 득점자(115골)’ 우성용이다. 생애 다섯번째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뒤 고향인 강원도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우성용은 어느새 동료들과 친해진 듯 웃으면서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어느덧 서른 중반에 접어든 나이 탓에 누구보다 열심히 체력훈련을 했고, 이는 같은 조에서 훈련하던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 해가 뉘엿뉘엿 산 너머로 질 때쯤 훈련이 종료된 뒤 우성룡과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또 새로운 팀에 왔기 때문에 적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더 많은 골을 넣어서 계속해서 기록을 늘리고 싶다”며 개인적인 바람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우성룡은 먼저 팀을 생각하는 대선수다운 자세도 잊지 않았다. “경기에 뛰는 시간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라운드에 나서는 시간만큼은 최대한 역량을 발휘해 골을 넣어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속초=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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