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안탈리아 에세이] 김태영 “제 든든한 백은 역시 가족이죠”

입력 2009-02-0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부산 골키퍼 최현(31)의 오른쪽 발목에는 안쪽과 바깥쪽 두 군데나 10cm가 넘는 큰 수술자국이 있습니다. 작년 경기 도중 크게 다치는 바람에 대수술을 받은 흔적이죠. 수술 후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는 그는 황선홍 감독의 부름에 고향인 부산 유니폼을 다시 입고 재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제주와 경남을 거친 최현은 벌써 다섯 해째 터키에서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터키에 오면 마음이 편해진다. 시간도 금방 지나간다”는 그의 말에서 노장의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정 반대인 선수도 있습니다. 올 시즌 드래프트 1순위로 부산에 입단한 새내기 임경현(23)은 이번에 처음 터키에 왔습니다. 임경현은 이번 전훈 동안 황 감독의 꾸지람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 중 하나입니다. 연습경기를 마치고 헉헉대며 “죽자 살자 뛰고 있는데 아직도 아마추어 티를 벗어나지 못해 많이 혼나고 있다”고 털어놓네요. 많이 혼난다는 것은 그 만큼 큰 기대를 받고 있다는 말이겠죠.

수비수 김태영(27·사진)은 작년 이청용 발차기 파문과 자책골이 된 1000만호골로 더 잘 알려졌지만 사실 K리그에서 71경기를 뛴 베테랑 왼쪽 풀백입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배 주승진(34)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그의 든든한 백은 가족입니다. 24세 때 동갑내기 신영진씨와 결혼해 벌써 연호(4), 연준(2) 두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너무 사랑해서 일찍 결혼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 때는 사고를 쳐서 결혼한 것 아니냐는 오해도 많이 받았죠”라며 웃음 짓는 김태영은 노트북 바탕 화면에 가족들 사진을 띄워놓고 훈련을 마친 뒤 숙소에서 고단한 몸을 녹이곤 한답니다.

올 시즌 부산 수비를 책임질 이정호(28)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황 감독이 “곽희주와 이정수를 데려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지만, 그게 오히려 큰 부담입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 팀이 자신을 불러줬으니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이정호는 참 욕심이 많은 선수입니다. 4년이나 사귄 여자친구가 있지만 좀 더 높은 위치에 올라선 후 멋지게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결혼을 미루고 있답니다. “언젠가는 태극마크를 한 번 꼭 달아보고 싶다”는 그가 올해 팀의 6강 플레이오프와 대표팀 승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안탈리아(터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