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미혼모·미혼부·이혼남녀열풍‘리본족’안방극장으로뚜벅뚜벅

입력 2009-0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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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인기 단어로 부상한 ‘리본족’ 열풍이 드라마에까지 불고 있다. ‘리본족’은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의 ‘리본(reborn)’과 비슷한 무리를 뜻하는 ‘족’의 합성어. 인터넷에서는 흔히 이혼남녀 혹은 미혼부와 미혼모를 일컫는 단어로 통용되고 있다. 경계가 없는 자유로운 세태를 반영한 결과일까. 최근 드라마에서도 ‘리본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횟수가 점차 늘고 있다. 한동안 미니시리즈 등 소재가 개방적인 드라마에서 주로 등장했지만 이제는 일일극이나 주말 드라마까지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신선하면서도 건전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드라마 속 ‘리본족’에게 시청자들도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리본족’의 사랑…더 애틋하고 더 특별하게 방영 중인 MBC 일일드라마 ‘사랑해 울지마’(극본 박정란·연출 김사현)에는 미혼부 이정진이 등장한다. 그는 뜻하지 않게 아이를 갖게 됐지만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는 남자. 이를 감내하는 연인 이유리와 만나 애틋하고 특별한 사랑도 만든다. 극중 이정진이 발휘하는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의 짐을 회피하지 않는 책임감이다. 때때로 난관에 부딪히지만 이를 슬기롭게 헤쳐가는 그의 모습은 ‘사랑해 울지마’가 최근 나타내고 있는 시청률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3월 중순 시작하는 MBC 새 주말드라마 ‘잘했군 잘했어’(극본 박지현·연출 김남원)의 여주인공 역시 미혼모다. 채림이 연기할 여주인공은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사랑과 세상에 당당하게 맞서는 인물. 제작진은 “편견을 만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보지 못한 누구보다 건강하고 밝은 여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청률 20%대를 넘고 있는 KBS 1TV 일일드라마 ‘집으로 가는 길’(극본 이금림·연출 문보현)도 예외는 아니다. 여주인공 장신영은 이혼 뒤 임신 사실을 알았지만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쪽을 택한 용기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처럼 ‘리본족’이 드라마 주인공으로 잇따라 등장하는 데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드라마는 현실과 가장 밀접한 데다 그 시대의 모습을 담아내는 창”이라며 “‘리본족’이 드라마 주인공으로 자주 나서는 것도 현실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얽히고설킨 ‘리본족’의 관계…때론 ‘막장’으로 흐르기도 모든 드라마 소재가 그렇듯 ‘리본족’이 갖는 역효과도 있다. 삼각, 사각으로 얽힌 남녀관계로 인해 시청자의 불쾌지수를 늘리는가 하면 헤어진 부부가 낳은 아이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불편한 상황이 빚어지기도 한다. KBS 2TV 주말드라마 ‘내 사랑 금지옥엽’(극본 박현주·연출 전창근)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드라마는 초반 이혼남 김성수와 미혼 이태란의 건강한 사랑을 그려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김성수의 전 부인이 나타나 안하무인격인 행동을 일삼고 아이들까지 이용하는 자극적인 설정이 자주 나오면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한 시청자는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부모의 갈등으로 인해 휘둘리고 상처받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은 안타까워서 보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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