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핸드폰’엄태웅“‘핸드폰’켰을뿐인데왜식은땀이나죠?”

입력 2009-02-0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9


얼마전 부터 그의 이름 앞에서는 ‘엄정화의 동생’이라는 소개가 사라졌다. 대신 ‘엄포스’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때로는 ‘엄태웅의 누나’라는 말이 덧붙여질 정도다. 2005년 드라마 ‘쾌걸춘향’으로 스타덤에 오른 엄태웅은 ‘부활’, ‘마왕’, ‘늑대’ 등의 드라마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연기자로 인정을 받고 있다. 영화에서도 활약이 컸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가족의 탄생’, ‘님은 먼 곳에’, ‘이리’ 등 유명 감독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며 활약했다. 하지만 ‘핸드폰’ 개봉을 앞두고 만난 엄태웅은 “첫 주연작이에요. 처음으로 영화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내용을 이끄는 역할을 연기한 의미있는 영화입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은 영화? 정말 그동안 그의 출연작을 다시 돌이켜 보니 맞는 말이었다.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은 집단 주인공이었고 임순례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문소리, 김정은을 빛나게 해준 강직한 코치 역이었다. 현재 후반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대형액션영화 ‘차우’가 있지만 먼저 개봉되는 ‘핸드폰’이 엄태웅에게는 진짜 첫 주연 영화였다. 의외였다. 주인공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영화 속에서 많은 장면을 ‘따 먹으며’ 활약했다. ○“설경구 선배처럼 강한 연기 하고 싶어 도전” 엄태웅은 특유의 선한 미소로 “많이 그러세요. 진짜 첫 주연 영화냐? 고 되묻기도 하시고.(웃음) 왜 지금까지 주인공 안했냐고요? 음….”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영화가 좋으면 어떤 자리든 중요하지 않았어요. 사실 안하게 아니라 못한 것도 많아요.”(또 한번 큰 웃음) 영화 ‘핸드폰’은 여배우의 은밀한 사생활이 저장된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매니저, 그리고 그 휴대전화를 우연히 손에 넣어 온갖 행패를 부리는 의문의 남자의 대결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엄태웅은 자신의 여배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연예기획사 대표 오승민 역을 연기했다. 자신의 스타를 위해 헌신적이지만, 물불가리지 않는 우직함으로 때론 폭력을 휘두르기도 때론 간사하기도 하다. 엄태웅은 “새로운 모습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잘 했는지 걱정이에요”라며 겸손히 말했다. 그리고 “제게 콤플렉스가 있어요. 설경구형처럼 강한 연기를 못해요. 힘이 전달되는 강한 느낌 있잖아요? 잘못하면 자꾸 피하게 되요. 그러다 평생 못 할 것도 같았고, 그래서 도전했습니다.” 엄태웅은 데뷔 초부터 오랜 시간 함께 한 자신의 매니저를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학교에서 친구로 만나 지금까지 일을 함께 일하고 있는데,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에요. 가족처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 친구가 없으면 일을 못할 것 같아요.”(웃음) 엄태웅은 ‘핸드폰’의 매력을, 끝까지 결말을 알 수 없는 긴장감이라고 꼽았다. 그리고 비극적인 멜로도 있다고 살짝 알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첫 주연 영화라 부담이 크다고 헸다. “부담이 장난 아닙니다. 꿈까지 꿔요. 시사회 때 막 사람들이 비웃는 꿈을 꿨어요. 식은땀까지 났습니다. 하하하” 하지만 선한 웃음 속에는 새 영화에 대한 강한 믿음과 깊은 자신감도 묻어났다. ○영화 ‘핸드폰’은? 2007년 스릴러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흥행과 완성도 모두에서 성공적 데뷔를 한 김한민 감독의 두번째 영화다. 이 영화는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봤을 휴대전화 분실을 소재로 했다. 감독 스스로 ‘생활 스릴러’라고 소개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분노와 공포, 초조함을 영화에 가득 담았다. 엄태웅이 애지중지 키운 여배우의 섹스동영상이 담긴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기획사 사장, 박용우가 그 휴대전화를 손에 넣은 의문의 남자 역할을 맡아 연기대결을 펼쳤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