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축제’…北, 26년만에사우디넘다

입력 2009-02-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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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최종예선B조북한-사우디
문인국(4.25 체육단)의 오른발 슛이 그물을 가르자 경기장은 10만 관중이 내뿜는 환호성으로 들썩였다. 북한이 ‘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44년 만의 월드컵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북한은 11일 오후 3시 평양 김일성종합경기장에서 벌어진 사우디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경기에서 전반 30분 터진 문인국의 결승골을 잘 지켜 1-0 승리를 거뒀다. 북한은 2승1무1패로 승점 7점째를 올리며 월드컵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이전까지 사우디와 6번 싸워 3무 3패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징크스도 이번 승리로 말끔히 날려 버렸다. 반면 사우디는 1승1무2패(승점 4)에 그쳐 4위로 처지며 남은 일정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승리의 주역은 문인국과 해외파 공격수 홍영조(로스토프)였다. 특유의 3-4-3 전술로 두껍게 수비를 배치한 북한은 전반 초반 몸이 풀리지 않은 듯 했지만 중반 이후부터 빠른 역습으로 사우디를 위협했다. 전반 30분 홍영조와 문인국의 콤비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홍영조가 상대 수비 2명을 등진 상황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힐 패스로 수비벽을 허물었고 볼이 사우디 수비수 알 도사리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고 뒤로 흐른 틈을 타 돌아 들어가던 문인국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한 오른발 땅볼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선취골을 넣자 북한의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은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북한은 후반에 홍영조와 문인국까지 미드필드 지역 아래로 내려와 더욱 촘촘한 수비망을 구축했고 이따금 정대세(가와사키)에게 한 번에 연결되는 패스 한 방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정대세는 후반 22분과 28분, 좋은 찬스를 맞았지만 오른발 슛이 모두 골문을 빗나갔다. 북한의 강력한 수비에 당황한 사우디는 후반 중반까지 내내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이렇다할 기회를 잡지 못한 채 고전했고 후반 38분 알 카타니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회심의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이명국의 선방에 막히며 결국 무릎을 꿇었다. 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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