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이대호·김태균,쳤다하면홈런!

입력 2009-0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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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거포네, 둘 다 거포 맞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의 입가에 모처럼 미소가 흘렀다. 대표팀 중심타선을 형성할 82년생 동기 이대호(27·롯데)와 김태균(27·한화)의 대포가 불을 뿜었기 때문이다. 대표팀이 17일(한국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오아후 센트럴파크 메인구장에서 첫날 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이들은 특타까지 자청하며 방망이를 뜨겁게 달궜다. 처음엔 김태균과 함께 또다른 82년생 동기인 정근우 2명이 특타를 자청했으나 이를 본 이대호가 “나도 하겠다”고 나서면서 3명이 특타조에 포함돼 강성우 배터리코치가 던져주는 공을 받아쳤다. 특히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이대호와 김태균의 타구가 계속 담장 밖으로 날아가자 그동안 선수들의 잇따른 불참과 부상사태에 근심어린 표정을 짓던 김 감독도 흐뭇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함께 배팅케이지 뒤에서 이대호의 폭발적인 홈런타구를 지켜본 뒤 “역시 거포네, 거포”라고 감탄사를 터뜨리면서 “그동안 훈련을 열심히 한 것 같다. 한화하고 경기할 때 잘 하더니 역시!”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순철 타격코치는 김 감독 옆에서 “대호 실력 나오네”라고 추임새를 넣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어 김태균의 타구를 지켜보면서 “전지훈련 때 열심히 했다. 페이스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자신이 지휘한 한화 캠프에서 지켜봐온 터라 그의 몸상태와 타격 컨디션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김 감독이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이 전날 호놀룰루에 도착해 여독이 풀리지 않은 데다 첫날 훈련이어서 가볍게 컨디션을 조율하는 수준에서 훈련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이순철 타격코치도 훈련 전 “선수들이 피곤해 특타까지 하겠느냐”고 했지만 이들이 자발적으로 특타를 자원한 뒤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자 한결 마음이 가뿐해졌다. 청소년 대표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였던 이대호와 김태균은 그동안 대표팀 중심타선을 구축하던 선배 이승엽과 김동주가 이번 대회에 불참하게 돼 그들을 대신해야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날의 특타 참가도 이런 책임감과 함께 선의의 라이벌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김태균은 “대호가 살이 좀 빠져 보인다”면서 겨울 동안 몸을 잘 만들어온 것 같다고 평가했고, 이대호는 “태균이하고 의기투합해서 잘해보겠다”고 화답했다. 이대호와 김태균의 컨디션을 두 눈으로 확인한 김 감독은 “추신수만 잘해주면 되겠네”라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2000년 캐다나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끈 이들의 방망이가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와이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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