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레볼루셔너리로드’돌아온‘타이타닉커플’,강렬함대신애잔함이…

입력 2009-02-1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997년 개봉된 ‘타이타닉’이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에 다시 입에 오르내린 건 2008년 여름 ‘다크나이트’가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다.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타이타닉’은 여전히 역대 영화사상 최고 흥행기록을 갖고 있다. 1997년 꽃다운 나이의 스물 셋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스물 둘 케이트 윈슬렛은 이 영화에서 짧지만 강렬한 사랑을 연기했다. 현실을 벗어난 호화 유람선에서 보낸 짧은 사랑이었기 때문일까? 그들의 사랑은 더 오래 깊이 짜릿하게 기억됐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2009년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 30대 중반이 된 나이, 케이트 윈슬렛은 두 아이의 엄마로 진짜 아줌마가 됐다. 눈가에 주름이 생겼지만 한층 원숙해진 얼굴은 깊이 있는 연기로 ‘레볼루셔너리 로드(사진)’의 현실적인 사랑을 애잔하게 그렸다. 1950년대 프랭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에이프릴(케이트 윈슬렛)은 자유로운 삶을 꿈꾸지만 계획에 없던 임신으로 안정된 삶을 선택한다.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에게는 단 하룻밤의 시간만 허용됐지만 세상 전체가 타이타닉처럼 침몰할 리 없으니 프랭크와 에이프릴에게는 서로 사랑하고 함께 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프랭크와 에이프릴은 가슴에 품은 꿈과 이상이 그 평범한 일상에 매몰됨을 몹시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 어떤 시련에도 변하지 않을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은 오히려 그 편안함, 행복함에 흔들린다. 오랜만에 만난 회포를 푼 ‘타이타닉 커플’, 12년 전 강렬함보다 더 오래 남을 것 같은 애잔함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