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운동의중요성과실천방안전문가대담]“평균수명만큼‘건강수명’을단련하라”

입력 2009-02-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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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준의 향상과 건강에 대한 관심 제고는 우리 사회에 규칙적 운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도 국민복지의 증진을 위한 효과적 수단으로 생활체육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이는 해외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운동은 개인의 건강 유지에 기여할 뿐더러 각종 질환 발병률과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키고, 사회적으로는 노동생산성과 직업안정성의 강화를 통해 경제적으로도 유용한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동기획으로 마련한 ‘규칙적 운동이 부자 만든다’ 시리즈의 마지막 순서인 8편 ‘이제 박차고 나가자!’에서는 전문가 대담을 통해 체육활동의 개인적·사회적 의미와 효과를 최종 정리하고, 규칙적 운동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본다. 대담에 참석한 전문가 3인은 한결같이 규칙적 운동의 막대한 잠재 효과에 주목하면서 국가적 지원 확대와 과학적 처방에 근거한 체계적 체육활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양례 체육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과 박일혁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유호 관동대 스포츠레저학부 교수가 참석한 전문가 대담은 12일 진행됐다. 1시간여에 걸친 대담에서 3인의 전문가는 규칙적 운동의 효과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했다. ○규칙적 운동은 건강과 긍정적 사고의 원천!…사회적 비용 감소에도 탁월 2000년대 이후 국내 생활체육 참여율은 선진국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주 1회 이상 체육활동 참여비율만 따져도 한국은 46.8%(2008년)로 유럽 각국 평균 38.0%(2006년)보다는 높고, 일본의 59.6%(2006년)에는 12.8% 뒤지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이같은 체육활동 참여율 증대는 여러 효과를 낳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박일혁 =운동을 하려면 시설, 운동화, 교습비, 하다못해 세탁비까지 든다. 국가적으로는 체육시설과 프로그램을 마련하려면 역시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육활동이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수치화할 수 있는 효과와 그러기 힘든 효과가 있다. 의료비는 손에 잡히는 효과인데 손에 안 잡히는 효과의 대표적 사례로는 심리적 만족감을 들 수 있다. 이 모두를 종합하면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수치화할 수 있는 지표인 의료비 측면에서만 따져본다면 전 국민이 규칙적으로 운동한다고 가정하면 국가적으로는 연간 최대 2조8000억원(1인당 8만원)의 의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호=직장체육의 측면에서 살펴봐도 결근율이 떨어지고 노동생산성이 증가된다. 직장 내 운동을 통해 자신의 건강자각도 늘어난다. 가벼운 운동이라도 직장 내에서 주기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면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뿐만 아니라 허리와 무릎 등 신경관절질환도 줄일 수 있다. ▲김양례=직장 내에서 체육활동을 활성화하면 이직률도 낮아진다. 애사심이 생기지 않는가. 이직이 생기면 대체인력 교육비를 비롯한 제반 비용이 증가한다. 해외에서는 직장체육활동에 대한 연구사례가 많은 편인데 이처럼 생활체육을 직장이라는 제한된 범위로 좁혀서 살펴보더라도 규칙적 운동의 효과는 크다. ○행복감도 높여주는 규칙적 운동 체육과학연구원 김양례 선임연구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의뢰로 지난해 우리나라 생활체육활동 전반을 조사·분석했다(2008 국민생활체육활동 참여 실태조사). 특히 체육활동의 효과를 다각도로 연구했는데 정서적 효과에 대한 심층 분석이 눈길을 끈다. ▲김양례=종전 조사와 달리 이번에는 조사연령을 15세에서 10세 이하로 낮췄다. 요즘은 소아비만 문제만 해도 심각하지 않은가. 또 유아기부터 형성된 운동 습관은 평생을 간다. 건강해지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1980년대부터 본격화됐다. 그러나 신체적인 측면만 강조되어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운동을 통해 사회성과 팀워크도 향상될 수 있다. 정서적인 측면이다. 이번 조사에서 ‘정신 건강에 얼마나 효과를 느끼느냐’는 질문에 70% 이상이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 낸 결과를 보면 평균수명은 늘었지만 건강수명(건강하게 지내는 기간)은 늘지 않고 있다. 평균수명은 80세인데 건강수명은 70세다. 점차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말년이 행복하지 않은 셈인데 말년을 병원에 다니면서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운동을 통해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행복공식’이라는 방식으로 행복지수를 측정해보면 운동을 안 하는 사람은 67점대, 한달에 두세 차례라도 운동을 하는 사람은 71점으로 조사됐다. 체육활동은 건강 증진을 포함해 총체적으로 인간 삶에 도움이 된다. ○사회적·국가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규칙적 운동의 효과가 지대하다면 이를 지원하는 사회적 장치와 정부 정책 또한 중요해진다. 규칙적 운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국가적·사회적 과제는 무엇일까. ▲유호=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하게 만드는 것이 정책과제다. 이미 규칙적으로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홍보가 가장 중요할 듯하다.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어디에 있고,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요즘 각지에 체육시설이 많이 들어서있는데 몰라서 이용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TV에서 광고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일에서는 10년간 50회에 걸쳐 대중매체에 생활체육 홍보광고를 내고, 팸플릿 등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비치한다. 이를테면 홍보전략도 필요하다. ▲김양례=‘왜 체육활동에 참여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어보면 주 5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는데도 ‘바빠서’라고 답한다. 과거에는 운동은 시간이 남아야 하는 활동이었다. 그러나 운동을 통한 효과를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면 시간을 내서라도 한다. 운동을 행복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게 만드는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밥 먹듯이 늘 해야 하는, 뭔가 확고한 형태의 활동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체육시설이 적기도 하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체육시설은 찾아가는 시설이 아니다.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이다. 아파트를 보더라도 배드민턴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에는 못한다. 바람막이만 좀 해줘도 사정은 달라진다.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종합스포츠센터 생기기를 원하는데 소득수준이 낮고, 나이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돈 많은 사람들은 어차피 알아서 한다. 정부는 소외계층 중심으로, ‘시설 세워놓고 찾아와라’가 아니라 찾아가서 세워야 한다. 운동처방도 필요하다. 선진국에서는 스포츠클럽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은 건강검진표를 낸다. 그에 따른 운동처방이 이뤄져야 운동의 효과도 직접적으로 확인된다. ▲유호=GDP가 올라가면 자원봉자자도 많이 나올 것이다. 독일 스포츠클럽도 자원봉사자가 근간이다. 독일에서도 1990년대 이후 정부의 재정적자가 커져서 지자체와 동호회에 시설관리와 운영을 맡기고 있다. ▲박일혁=국가에서 타깃을 설정해야 한다. 타깃 그룹은 일단 질병발병률이 높은 성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선 타깃 그룹이 1주일에 한번씩은 운동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그 다음에 운동의 질을 높이든지 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활용해야 한다. 또 운동의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운동처방이 중요하다. 아이들은 운동에 흥미를 느끼도록 해줘야 한다. 애들은 놀게 해주면 움직이게 돼 있다. 20대는 ‘챌린지’ 중심으로, 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30대 이상부터는 건강을 위한 운동이 필요하다. 진행·정리=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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