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일본프로스타의미국시장진출

입력 2009-02-20 02:54:2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일본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할 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취재기자들이 대거 몰려든다는 점이다. 100명 가까이 몰려드는 인해전술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 하기 전에 미국 미디어들의 주목을 받는다. 미디어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은 이만큼 보낼 기자도 없다. 야구의 노모 히데오(LA 다저스),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 등 일본 프로야구에서 인기가 높았던 이들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할 때 그랬다. 스프링캠프 때 눈에 보이는 취재진은 모두 일본 기자들이었다. 지난 2006년 단신의 미야자토 아이도 100여명의 기자들을 앞세우고 화려하게 LPGA 무대에 입성했다. 이번에는 18세의 이시가와 료가 주인공이다. 이시가와는 20일부터 LA 인근 리비에라 골프클럽에서 벌어지는 노던트러스트오픈에 출전했다. 이미 연습 때부터 일본 기자들로 리비에라 코스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최 측에 의하면 올해 취재증을 400장 발급했는데 지난해보다 100장이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바로 이시가와를 취재하려는 일본 기자들 때문이다. 이시가와는 일본판 타이거 우즈로 통한다. 골프 신동인 셈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JPGA 투어에서 두 차례 우승했고, 공식투어가 아닌 간사이 오픈까지 합하면 통산 3회 우승자다. 일본에서의 성공 일기를 PGA 무대에서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PGA는 세계 최고 기량을 갖춘 선수들의 경연장이다. 일본과는 다르다. 사실 일본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해마다 일본 선수를 영입하려고 안달이다. 일본 무대에서 2류로 취급받아도 메이저리그 무대로 올 수 있을 정도로 ‘보지도 않고 묻지도 않고’영입하는 추세다. 그러나 골프는 어림없다. 미셸 위급으로 화려하게 LPGA 무대에 데뷔했던 미야자토는 LPGA 챔피언십 3위가 최고 성적이다. 아직 우승이 없다. 이 보다 몇 수 위의 기량이 요구되는 PGA 무대에서는 마루야마 시케키, 이마다 류지 정도가 눈에 띈다. 마루야마(40)는 PGA에서 통산 3회 우승한 검증된 선수다. 그러나 2003년 우승 이후 부상 등이 겹쳐 상위권에 진입조차 못하고 있다. 이마다(33)는 지난해 AT&T 클래식 우승으로 주목을 받았다. 저변이 넓고 프로야구를 일찍 시작한 야구는 일본이 미국 무대에서 앞선다. 하지만 골프는 한국이 미국 무대에서 일본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LPGA는 석권이고, PGA에서도 최경주의 7승 활약으로 두드러진다. 사실 야구는 제한된 국가에서 즐기는 종목이다. 골프는 세계적이다. LA | 문상열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