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택前회장‘아름다운퇴장’

입력 2009-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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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감독, 안녕히 계시오.” 이연택(73) 전(前) 대한체육회장이 떠나는 길. 승용차에 오르기 직전, 이 전 회장은 수영대표팀 노민상 감독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1시간 전, 이임사를 할 때 이 회장의 눈가가 젖었던 것처럼 노 감독의 눈가도 붉게 충혈 돼 있었다. “네, 잘 가십시오. 회장님 감사했습니다.” 20일. 태릉선수촌에서는 이연택 제36대 대한체육회장의 이임식이 열렸다. 이 회장은 재임 중 지도자들의 처우개선 등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선수촌내에서 덕망이 높았다. 제34대 체육회장 재직 시에는 선수들의 일당을 5000원에서 2만원까지 대폭 늘렸고, 지도자들의 월급도 152만1000원에서 280만원으로 현실화시켰다. 노민상 감독은 “체육의 과학화에 관심이 많았던 분”이라면서 “박태환의 금메달에도 이 회장님의 공이 크다”고 했다. 남자역도대표팀 이형근 감독은 “해외출장을 마치고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태릉에 찾아와 지도자들의 건의사항을 받곤 하셨다”고 했다. 전 여자역도대표팀 오승우 감독은 “심지어, 선수들에게 보약을 지어준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체육인과의 스킨십만큼은 역대체육회장 중에 최고였다는 평이다. 이 전 회장은 이임사에서 “제가 토대로 마련한 한국체육 선진화 방안을 정부와의 협력관계 속에서 후임 회장께서 기필코 완성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태릉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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