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실24시②]녹음실엔귀신이산다?‘미스터리체험’왜?

입력 2009-0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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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과 인터뷰를 하다보면 앨범을 준비하면서 녹음실에서 귀신을 봤다는 에피소드를 자주 듣는다. 녹음을 하는데 혼령이 보디가드처럼 자신 곁을 지키더라는 영적인 체험에서부터,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소리가 녹음됐다든지 하는 등의 미스터리한 현상이 주로 듣게 되는 경험담이다. 가수 케이윌도 녹음을 하려고 대기하는 중 누군가 옆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다고 했다. 어떤 귀신은 또 특정가수의 팬인지, 그 가수가 어디서 녹음하든 꼭 따라다닌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녹음실 귀신 소동은 대부분 허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녹음실은 ‘밤’에 사용하고 대개 ‘지하’에 위치한 데다 소리를 만드는 작업이기에 귀신에 대한 혼동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모조사운드에서 만난 한 엔지니어에 따르면 혼령 체험의 경우, 녹음실에 있는 여러 개 창에 투영된 자신의 모습이 불빛과 겹치면서 허상을 봤는데, 막연한 공포심으로 인해 이를 귀신으로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상한 소리가 녹음됐다는 것도 어떤 기계적인 문제로 인해 소리가 들어갔지만 원인규명을 하지 못해 “귀신을 봤다”고 결론 내린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가수와 달리 녹음실 입장에서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을 무척 꺼린다. “귀신 나오는 스튜디오”라고 부동산업계에 소문이 퍼지면, 세입자 구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건물 가격이 떨어진다며 건물주로부터 “당장 나가라”는 불호령을 듣기 때문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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