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재팬’예상보다전력약해…메이저리거5명

입력 2009-02-23 17: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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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대표팀이 제 2회 WBC대회에 출전할 최종엔트리 28명을 확정지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팀을 맡고 있는 일본은 ‘디펜딩챔피언’ 타이틀을 수성하고 올림픽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선수 구성에 많은 공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승을 차지했던 1회 대회에 비해 전력이 많이 떨어진다. 5명의 현역 메이저리거가 합류한 것과 젊은 에이스들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곳곳에서 약점이 노출되고 있다. 가메이 요시유키, 야마구치 데쓰야(이상 요미우리) 같은 대표팀과 거리가 먼 낮은 레벨의 선수들이 엔트리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본의 전력이 대단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한국대표팀도 1회 대회를 빛냈던 박찬호, 이종범, 이승엽, 구대성, 박진만, 김동주, 이병규 등이 대거 제외돼 전력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일본대표팀이라면 얼마든지 해볼만하다. ●‘한국킬러’ 와다, 니시오카, 우에하라는 어디에… 아시아라운드와 본선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한국은 ‘숙적’ 일본을 최소 3회 이상 상대할 전망이다. 그런데 이번 일본대표팀에는 한국전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지난 WBC 4강에서 한국타자들을 압도했던 우에하라 고지(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제외됐다. 포크볼과 뛰어난 경기운영능력이 장점인 우에하라가 출전했더라면 또다시 힘든 경기를 치렀을 것이다. 골치 아픈 타자 니시오카 츠요시(지바 롯데)가 제외된 것도 다행이다. 1회 대회에서 주전 2루수를 맡았던 니시오카는 빠른 발, 정교한 타격, 견고한 수비 등으로 일본의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 한국전에서도 구대성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는 등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이진영을 ‘국민 우익수’로 만들었던 장면도 니시오카가 때려냈던 타구였다. 와다 쓰요시(소프츠뱅크)도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와다는 국제대회에서 한국타자들을 괴롭혀온 투수. 2003 삿포로아시아지역예선부터 지난 올림픽까지 한국만 만나면 왜소한 체격에 어울리지 않는 무시무시한 피칭을 선보였다. 한국전에 등판한 적은 없지만 재팬시리즈에서 이승엽에게 여러 차례 치욕을 안겼던 기시 다카유키(세이부)가 빠진 것도 한국으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다. ●‘해결사’ 4번타자가 없다 선수 면면은 나쁘지 않지만 중요한 순간 한 방을 때려줄 믿음직한 4번타자가 없다는 것도 일본대표팀의 약점이다.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중인 마쓰이 히데키와 단골 4번타자였던 마쓰나카 노부히코(소프트뱅크)가 제외된 것은 엄청난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를 대비해 하라 감독은 RISP(스코어링포지션상황)에서 최고의 능력을 자랑하는 이치로를 1번이 아닌 3번에 배치하는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장타력이 부족한 이치로 하나만으로는 많은 득점을 뽑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4번타자로 거론되고 있는 선수는 정교함이 돋보이는 이나바 아쓰노리(니혼햄), 센트럴리그 홈런왕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 그렇지만 마쓰이와 마쓰나카를 대신할 선수는 없어 보인다. ●경험 없는 투수들, 마운드는 ‘마쓰자카 원맨팀’ 정예멤버라면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경험 많은 투수 우에하라, 구로다 히로키(LA 다저스), 고바야시 마사히데(클리블랜드), 오카지마 히데키(보스턴), 사이토 다카시(보스턴)가 합류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소속팀에서의 활약과 부상방지를 위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특히 LA 다저스의 선발투수 구로다가 빠진 것은 타격이 크다. 구로다는 마쓰자카와 함께 원투펀치를 형성해 1승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 구로다가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하면서 일본은 2선발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퍼시픽리그에서 사와무라상을 번갈아 차지한 이와쿠마 히사시(라쿠덴)와 다르빗슈 유(니혼햄)가 마쓰자카와 선발 마운드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는데 두 투수 모두 국제 경기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국제대회에서는 구위가 성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일본이 올림픽에서 흔들렸던 것도 대회 초반 에이스 다르빗슈가 쿠바전에서 중압감을 견뎌내지 못하고 무너졌기 때문이다. 와쿠이 히데아키(세이부), 다나카 마사히로(라쿠덴), 우쓰미 데쓰야(요미우리) 등 대부분의 다른 투수들도 나이가 어리거나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투수들이다.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마쓰자카의 어깨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 가장 중요한 한국전에 마쓰자카를 선발로 내정한 것도 믿을만한 투수가 그밖에 없어서다. 마쓰자카만 무너뜨린다면 일본을 5번 만나더라도 김광(SK)현과 추신수(클리블랜드)를 앞세워 매번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위에 언급한 내용 외에도 일본대표팀은 특유의 ‘스몰볼’과 기동력의 야구를 펼칠 선수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또 무라타와 나카지마가 주전으로 나설 경우 3루와 유격수쪽 내야수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문제점이 남는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를 맡고 있는 마쓰자카, 야수쪽에서는 공,수,주를 완벽하게 갖춘 아오키 노리치카-이치로 스즈키 듀오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하는 일본대표팀이다.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일본야구대표팀 28인 명단> ▲투수(13명)=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다르빗슈 유(니혼햄) 와쿠이 히데아키(세이부) 고마쓰 사토시(오릭스) 와타나베 순스케(롯데) 후지카와 규지, 이와타 미노루(이상 한신) 스기우치 도시야, 마하라 다카히로(이상 소프트뱅크) 이와쿠마 히사시, 다나카 마사히로(이상 라쿠텐) 우쓰미 데쓰야, 야마구치 데쓰야(이상 요미우리) ▲포수(3명)= 조지마 켄지(시애틀)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이시하라 요시유키(히로시마) ▲내야수(6명)= 이와무라 아키노리(탬파베이)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 가와사키 무네노리(소프트뱅크) 나카지마 히로유키, 가타오카 야스유키(이상 세이부) ▲외야수(6명)= 이치로 스즈키(시애틀) 후쿠도메 고스케(시카고 컵스) 이나바 아쓰노리(니혼햄)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 우치가와 세이치(요코하마) 가메이 요시유키(요미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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