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PGA‘춘추전국시대’끝났다

입력 2009-0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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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이번 주 애리조나에서 벌어지는 악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 복귀한다. 우즈는 지난해 6월 라호야의 토리파인스에서 끝난 US오픈 우승 이후 무릎 수술과 함께 긴 동면에 들어갔다. 우즈의 복귀 선언에 팀 핀첨 커미셔너가 환영 성명을 발표하며 반겼다. 미국 스포츠에서 부상중인 선수가 복귀한다고 커미셔너까지 나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골프 황제’우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사실 골프계는 우즈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다. PGA 뿐만 아니라 방송사, 대회 주최측, 스폰서들은 언제나 우즈가 복귀할까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PGA 대회는 우즈의 출전여부에 따라 방송 시청률, 갤러리 동원, 스폰서십등이 크게 좌우된다. 특히 우즈가 3라운드에 선두로 나섰을 때 최종 라운드의 시청률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골프계 일각에서는 PGA와 우즈가 수익금을 분배해야 한다고 할 정도다. PGA에서 우즈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실제 PGA에서 우즈의 출전 여부에 따라 대회 자체의 격이 달라진다. 우즈가 출전하지 않을 때 우승은 큰 각광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치‘호랑이 없는 굴에 토끼가 왕’이 돼버린 꼴이 된다. 이는 93년, 94년 NBA 휴스턴 로키츠가 두 차례 우승한 상황과 흡사하다. 휴스턴은 당시 ‘농구 황제’마이클 조던이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망에 충격을 받아 은퇴했던 시기에 우승을 했다. 조던이 시카고 불스에 있었다면 휴스턴의 우승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게임 자체만을 놓고 보면 우즈가 없을 때 훨씬 재미있어진다. 절대 강자가 없는 탓에 춘추전국시대가 되면서 모두가 우승후보다. 지난해 US오픈 이후 잘 드러났다. 실질적으로 게임을 봐도 그렇다. 비로 최종 라운드를 펼치지 못한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대회 이전의 2개 대회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자가 결정됐다. 22일 끝난 노던 트러스트오픈에서도 왼손 지존 필 미켈슨이 1타차로 간신히 우승했다. 우즈가 출전하지 않는 대회는 항상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다. 지난 시즌의 우즈는 6개 대회에 출전해 4승을 거뒀다. 우승 확률이 68%다. 골프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우승 확률이다. 우즈는 최소한의 대회에 출전해 우승 트로피를 모은다. 이제 PGA에 군웅할거 시대는 지났다. 우즈가 복귀하기 때문이다. 우즈가 출전할 때 우승이 진정한 우승이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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