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그라운드엿보기]승리수당폐지로비용절감?

입력 2009-03-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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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가는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최근 K리그 생존방안으로 올 시즌부터 선수들의 승리수당을 없애기로 했다. 구단의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됨에 따라 이사회는 계약서 내용에 명시된 기본급과 출전수당 외의 승리수당 등 별도보너스를 주지 않기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승리수당 폐지는 분명 미흡한 행정처리이고, 실효성에도 의문이 든다. 각 구단들은 시즌을 앞두고 이미 승리수당을 포함한 계약을 마친 상태다. 만약 승리수당을 폐지하면 이는 분명 법적인 문제의 소지가 있다. 명목상 승리수당이 없어져도 어차피 다른 명목으로 계약서 내용대로 지급할 게 뻔하다. 일부 구단은 최근 몇 년 동안 선수들과 계약을 맺을 때 출전수당을 줄이는 대신 승리수당을 늘리는 방식을 택해왔다. 출전수당 대신 승리수당을 주는 쪽이 훨씬 더 비용절감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승리수당 폐지’는 현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거꾸로 가는 제도임에 틀림없다. 사실 승리수당은 동기부여 차원에서 사용된 ‘당근책’이다. 승리수당은 구단 형편에 맞춰 경기의 중요도나 공헌도에 따라 차등하게 지급돼야 한다. 그러므로 연맹은 선수들의 입장과 구단 의견을 들어 합리적으로 결정해야한다. 또한 구단들의 처한 형편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해 운영돼야 한다. 특히 구단들은 경영 수지를 공개해 선수들에게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 K리그 구단들도 경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기 전에 경영 수지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오해의 소지가 없앨 수 있다. 세계 경제의 악화로 K리그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데는 필자도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방법의 정당성이나 합리성도 중요하다. 어차피 비용을 줄여야 한다면 동계훈련비 절감이나 대중 교통수단의 절감, 원정경기의 숙소 절감 등의 방법으로 줄여나갈 수 있다. 올해 국내 경제도 안 좋은 상황에서 대부분 팀들은 외국으로 동계전지훈련을 다녀왔다. 물론 동계훈련의 효과 측면에서 비교하면 해외 동계훈련이 클 수도 있다. 그러나 비용을 줄이는 입장에서는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프로축구의 핵심 제품은 수준 높은 경기이다. 훌륭한 경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선수들이다. 따라서 선수의 질을 높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냐하면 팬들의 갈증을 채울 수 있는 주체가 바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기 진작은 중요하다. 선수와 구단 그리고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프로축구연맹의 역할이 아닐까. 김 종 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인간의 내면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 성공의 열쇠란 내면의 잠재력을 빠르게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다. 축구에서도 현재의 결과 보다는 구체적인 축구발전의 잠재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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