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그라운드엿보기]‘호남더비’를주목해야하는이유

입력 2009-02-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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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선 시즌을 앞두고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 구단이 오는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호남 더비’을 갖기로 했다. 이는 호남지역 K-리그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관중동원 전략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영국에서 시작된 더비(derby, 경쟁)는 사전적 의미로는 영국 서레이주 엡손타운에서 거행되는 경마경주를 뜻하지만, 축구에서는 19세기 중엽 영국의 소도시 더비에서 기독교 사순절 기간에 성 베드로 팀과 올 세인트 팀이 치열한 축구 경기를 벌인 데서 유래되었다. 원래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팀들 사이에만 더비경기(로컬 더비)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뜻하는 용어로 외연이 확장되면서 한 나라를 대표하는 팀들 사이의 관계를 가리키는 내셔널 더비라는 것도 생겨나게 되었다. 세리에A의 ‘밀라노 더비’와 ‘로마 더비’, EPL의 ‘맨체스터 더비’, 프리메라리그의 ‘마드리드 더비’, 분데스리가의 ‘뮌헨 더비’ 등이 있다. 그리고 내셔널 더비는 영국과 독일, 한국과 일본, 그리고 최근 월드컵 예선경기의 관심인 코리안 더비(한국과 북한)를 들 수 있다. EPL의 경우, 더비 경기는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므로 순위 경쟁 이상의 최고 흥행 보증수표다. 대부분의 더비 매치는 일반경기보다 일찍 매진이 되는 게 상례이고 경기가 열리는 도시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유럽의 더비 매치의 역사는 곧 축구의 역사다. 한편 K-리그는 유럽의 더비 매치보다 역사가 훨씬 짧다. 그러므로 K-리그 역사를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이번 전남과 전북의 더비 매치는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스포츠에서 흥행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라이벌 관계이다. 국내 K-리그의 경우, 지난해 12월 수원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에서 최대의 라이벌인 수원삼성과 서울FC가 맞붙었는데 무척 쌀쌀한 날씨 불구하고 무려 4만 1044명의 관중이 찾았다.역대 최고의 관중 입장 기록을 세운 것이다. 국내 프로축구는 A매치 경기결과에 의해 관중 동원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 더비 매치는 다시 한번 K-리그의 부흥기를 이끌 수 있다. 지역에 대한 애착심 또한 증대되어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모두가 축구를 즐기는 축제의 날이 될 수 있다. 이번 호남 더비 매치는 프로축구 붐 조성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 호남 더비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인 지역 팬 확보 측면에서 꾸준히 개최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호남 더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K-리그 역사 속에서 점차적으로 비중을 높여가는 행사로 자리매김 한다면 구단의 정체성과 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김종환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인간의 내면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 성공의 열쇠란 내면의 잠재력을 빠르게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다. 축구에서도 현재의 결과 보다는 구체적인 축구발전의 잠재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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