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대만의뒤바뀐명암

중국이 대만을 꺾는 작은 반란을 일으켰다. 중국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7일 낮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패자부활전에서 대만을 4-1로 물리쳤다. 5일 개막전에서 일본에 패해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났던 중국은 난적 대만을 제압하며 2라운드 진출의 여지를 남겨뒀다. 반면, 대만은 한국에 이어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중국에도 덜미를 잡혀 쓸쓸히 무대의 뒤쪽으로 퇴장했다. 그동안 야구 변방으로 불리며 확실한 1승 상대로 지목되던 중국은 만만치 않은 전력으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2경기를 치른 중국은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WBC 사상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수비에서의 연결 동작과 작전 수행 능력 등, 세밀함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면을 보여줬지만 한층 성숙된 투수력과 선수들의 배우고자 하는 의지는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에게 경계심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중국은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0-4로 완봉패 했지만 안타수는 5개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을 얻은 중국 선수들은 대만전에서 결국 사고를 쳤다. 중국은 2006도하아시안게임 준우승팀인 대만을 맞아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8-7로 승리했을 때만 해도 홈 이점을 얻은 우연한 승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경기를 통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확실히 증명했다. 반면, 호시탐탐 2라운드 진출을 노리던 대만은 2연패로 가장 먼저 대회에서 물러났다. 대만은 그동안 국제대회마다 고전했던 중국을 맞아 이 날도 7안타 1득점의 빈공으로 자멸했다. 대만은 전날 한국전 대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번만큼은 한국을 넘어 보겠다며 호기를 부렸던 대만은 0-9의 치욕적인 패배를 당해 수준차를 절감해야 했고 결국 중국전까지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대만의 예즈시엔 감독은 ＂WBC가 시작이 된 후 우려를 했던 것은 타격 부분이었다. 오늘도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투수들은 평소 수준을 발휘했지만 타선이 문제였다＂며 타선의 부진을 패인으로 꼽았지만 중국이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점은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됐다. 【도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