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감독“이제는팀에만집중하겠다”

입력 2009-04-11 1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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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팀에만 집중하고 싶습니다.” 레슬링복을 입고 춤을 추는 파격 세레머니로 홈 첫 승을 축하한 성남일화 신태용 감독(38)은 기쁨과 민망함이 동시에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올 시즌 프로축구 성남일화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리그 경기에서 첫 승을 올린 신 감독이 승리소감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성남은 11일 오후 5시 성남종합운동장에서 가진 포항과의 리그 5라운드에서 3-1로 승리, 올 시즌 리그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가 확정되자 신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서포터스석으로 걸어가 옷을 모두 벗은 뒤 미리 준비한 빨간 레슬링복을 입고 춤을 추는 파격적인 세레머니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홈경기 승리에)상당히 기쁘다. 훨씬 일찍 안방에서 승리를 거둘 줄 알았는데 상당히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신 감독은 ″홈팬들에게 약속했던 첫 승 세레머니를 무사히 마쳐 더욱 기쁘다.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라며 ′천적′ 포항을 꺾고 마수걸이 승리를 거둔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프로축구 현역 지도자가 옷을 모두 벗어던진 뒤 몸에 달라붙는 일명 ′쫄쫄이′를 입고 춤을 추는 광경은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었다. 신 감독은 ″사실 (경기 전까지) 민망스러웠다. 방에서 레슬링복을 미리 입고 거울을 보니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정말 고민했다″고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신 감독은 ″사나이 대장부가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두 눈 질끈 감고 팬들에게 인사하자고 다짐했다. 결국 잘 치러냈다″고 웃어 보였다. 또한 신 감독은 이날 공개한 현역 못지 않은 몸매에 대해 ″선수들이 훈련할 때 조금씩 따라 한다. 살찌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평소에 식습관을 조절한다. 현역 시절 몸무게인 75kg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신 감독은 2승을 할 경우 다시 세레머니를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손사래를 치며 ″두번 다시 안한다. (세레모니는)이번 한 번으로 족하다. 더이상 나를 힘들게 하지 말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온 그는 ″이제는 다른 것에 신경쓰지 않고 경기에 몰두해 본래 목표인 우승을 위해 앞으로 팀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구상하겠다. 오늘 비록 승리를 거뒀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약점을 보완해 더 좋은 경기로 팬들 앞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성남=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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