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초봄‘타고투저’왜? 8개구단설문

입력 2009-04-16 22: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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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력‘극과극’…홈런쇼불렀다”
페넌트레이스 초반을 강타하고 있는 ‘타고투저 경향’에 대해 현장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KIA, 롯데 등이 초반 타격감 난조를 겪고 있지만 이번 시즌 들어 홈런이 양산되고 대량득점 게임이 자주 나오는 등 시즌 초반임에도 전반적인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5일까지 38게임이 펼쳐지는 동안 무려 83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2.18개로 504경기에서 646홈런이 터졌던 지난해 평균 1.28개보다 게임당 거의 한개 가까이 늘어났다. 8개 구단 팀 타율은 0.268에 이르고, 방어율은 4점대가 훌쩍 넘는다. LG가 홈경기 때 펜스를 앞당기는 등 겉으로 드러난 요소 외에 또다른 무엇이 있을까. 스포츠동아는 15-16일 이틀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 ‘타고투저의 원인’을 짚어봤다. ○타자 능력이 좋아졌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일시적일지 모르지만 초반만 보면 확실히 타구 질이 좋아졌다”면서 “최근 수년간 스프링캠프에서 타자들이 하루 1000개 스윙을 하는 등 훈련량이 예년에 비해 많아지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파워를 향상시킨 덕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히어로즈 송지만, 두산 김동주 등도 ‘스프링캠프 훈련량 증가가 타자들 파워와 실력을 키웠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롯데 조성환은 “일단 잠실 펜스가 당겨졌고, 용병 타자들이 좋아졌다”며 페타지니(LG)와 디아즈(한화)를 예로 들었다. KIA 조범현 감독은 “타자들 기술이 좋아졌다. 파워도 좋아져 배트가 안 밀린다”며 “이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수력이 떨어졌다 타자들 능력이 좋아진 것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투수력은 하락했음을 지적한 답변도 많았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센 투수들이 나오면 이렇게 방망이가 터지지 않는다. 몇몇 최고 피처들을 빼놓고는 그 다음 단계 투수들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LG 김재박 감독 역시 “투수들이 겨울 동안 좀 달라져야 타자들이 헤매는데 지난해하고 똑같으니까 맞는다”고 꼬집었다. 삼성 한대화 수석코치도 “삼성도 그렇지만 SK나 롯데 등도 투수층이 얇아졌다. 투수층이 얇다보니 타고투저일 때도 특정 몇명 투수에게 의존하고 그 투수들의 구위가 떨어지는데 새 피가 잘 수혈되지 않고 있다. 한화도 류현진 외에는 이렇다할 위력적인 투수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무시 못할 WBC 영향 삼성 박진만은 “대표팀 주축 투수들이 빨리 컨디션을 올리다보니 현 시점에서 많이들 떨어진 것 같다. 반면 타자들은 빨리 컨디션을 올린 것이 오히려 좋은 효과를 보는 것 같다. 수준 높은 공을 상대하고 와 국내투수들 공을 더 잘 때릴 수 있다”며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시즌 초반 타고투저로 연결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LG 김용달 타격코치 역시 “각 팀 주축 타자들이 WBC에 출전하면서 평소보다 페이스가 빨리 올라와 있다”고 평가했다. WBC 때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했던 LG 봉중근은 “각 팀 에이스들 중에 WBC에서 공을 많이 못 던진 투수들, 예를 들어 손민한 형이나 장원삼 같은 경우는 그동안 훈련이 덜 돼 부진하거나 못 나오는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크존 변화와 반발력 좋아진 공인구 SK 김성근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이 지난해보다 좀 넓어진 것 같다. 특히 높아졌다”면서 “그럼 투수들이 높은 공도 많이 던지게 되고, 타자들도 높은 코스에 방망이가 많이 나가게 된다”며 장타가 많이 나오는 이유를 스트라이크존 변화에서 찾았다. 같은 팀 포수 박경완 역시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치게 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수는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졌다. 투수가 그래서 더 불리하다”며 다소 다른 견해를 내비쳤지만 아무튼 미세한 스트라이크존 변화가 타고투저로 이어지고 있음에는 동의했다. SK 민경삼 운영본부장은 “공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화 김민재 또한 “반발계수는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예전 같으면 분명히 넘어가지 않을 타구도 요즘은 직선으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는 맥스스포츠의 MA-100, 스카이라인스포츠의 AK-100 등 4가지 공인구를 인정하고 있는데 공인구 중에서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는 견해도 있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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