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OFF!…야구열기ON? OFF?

입력 2009-04-20 00: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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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방송사들이 18일부터 프로야구 중계를 전면 중단했다. 중계권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막이 닥쳐오자 ‘일단 중계를 하되, 접점을 찾자’던 미봉책은 결국 밑천을 드러냈다. 이제 KBO로부터 중계 협상권을 갖고 있는 에이클라와 케이블 방송사간 둘 중 하나가 완전히 깨져야 끝나는 ‘치킨 게임’이 본격화된 셈이다. 파국을 불사할 만큼 양 쪽의 입장이 첨예하기에 장기전까지 각오해야 된다. 어째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고, 이로 말미암아 빚어질 프로야구 현장의 변화를 다뤄본다. ○TV 카메라가 사라진 야구장의 풍경 이해 당사자인 야구단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관점이다. 특히 장기전이 될수록 그렇다고 여긴다. 현실적으로 구단의 흑자가 요원한 구조인 만큼 PR 기능에 크게 의존하는데 TV 중계가 없어지면 무형적 타격이 상당하다. 케이블 방송사가 노리는 ‘급소’일 수 있다. 구단이 아우성을 치면 KBO가 움직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노림수다. 케이블방송은 협상 테이블에 KBO와 유영구 총재를 끌어내야만 된다는 전략이다. 단 단기적으론 구단 입장수입이 증가할 수 있다. 팬들이 야구를 보려면 야구장에 직접 오는 수밖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 라디오, 인터넷이 있다지만 TV만큼 익숙할 수 없다. 하지만 18-19일 주말 2연전의 관중몰이를 TV 중계철수의 반사효과로 보긴 시기상조란 시각이 우세하다. TV중계를 했어도 어차피 들어왔을 관중들이란 관점이다. 히어로즈만 해도 ‘롯데효과’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현장에선 유일하게 방송권을 확보한 OBS가 때 아닌 ‘독점권리’를 누리게 돼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또 신문이나 인터넷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심판도 수혜자(?)다. 오심논란에서 비켜갈 수 있고, 비디오 홈런 판독도 TV 카메라가 없는 한, 이뤄질 수 없어서다. 반면 선수나 감독들은 심야에 재방송되는 타 구단 경기를 못 보게 돼 밤이 적적하게 됐다. ○KBO 전임 집행부의 원죄(?) 사안의 본질은 결국 ‘프로야구 콘텐츠의 가치 논란’이다. 케이블 TV의 재협상 요구 공동전선은 곧 그들이 프로야구 콘텐츠를 그 정도 수준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곧 헤게모니 싸움이다. 여기서 밀리면 한국야구는 방송국이 주고 싶은 만큼만 지불하면 되는 콘텐츠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그러나 이런 큰 맥락과는 별도로 왜 에이클라가 KBO를 대리하는 협상 주체가 됐는지에 관해선 야구계에서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KBO가 KBOP란 마케팅 전문 자회사를 만들어놨는데 왜 굳이 에이클라란 에이전트 회사를 또 선정하는 ‘옥상옥 구조’를 만들어놨느냐는 점이다. 야구계에선 에이클라가 전임 KBO 최고위층의 가족과 무관치 않으며 이와 관련한 커넥션이라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한편 하일성 사무총장은 KBO의 협상 중재설에 관해 부인했다. KBO는 “협상은 케이블방송사와 에이클라가 하는 것이라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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