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배두나인터뷰“노출연기?이젠두렵지않다”

입력 2009-05-16 09: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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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이제 노출은 두렵지 않다.”

톱스타 배두나가 일본영화 ‘공기인형’으로 제62호l 칸 국제영화제를 찾아 당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두나는 16일 새벽 1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칸 크로와제 거리 인근 해변의 한 레스토랑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배두나는 영화 ‘아무도 모른다’ 등으로 국내 관객에 낯익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공기인형’의 주연을 맡았다.

어느날 감정을 갖게 되는 인형 역으로 인간을 사랑하며 그의 숨결을 받아 살아가는 캐릭터를 연기한 그녀는 극중 알몸으로 연기를 펼쳤다.

이미 15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공식 상영을 통해 영화를 선보인 배두나는 “21살 때 영화 ‘청춘’에서 처음 노출 연기를 했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도 비록 대역을 쓰긴 했지만 힘들었다”면서 “20대 초반으로 배우와 여자로서 갈등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경력이 쌓이고 영화를 사랑하게 되면서 연기가 너무 재미있고 행복하다”는 그녀는 “여배우로서 연기에 임할 때 이제는 여자가 아니라 배우로서만 최선을 다할 뿐이다”면서 “노출은 그렇게 두려운 게 아니다. 삭발도 하라면 할 수 있다. 뭘 하라고 해도 하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다음은 배두나와 나눈 일문일답.

- 칸 국제영화제에 온 소감이 어떤가.

“여기에 오게 될 줄은 몰랐다. 감독이 맛있는 게 많다고 얘기해주며 같이 가자고 해서 왔다.그런데 맛있는 걸 사주기는 커녕 너무 바빠 일을 정말 많이 했다. 확실히 세계 최고 영화제이니까 영화마다 전쟁하는 느낌이 든다.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들을 보고 많이 배우고 간다. 다음에는 해변을 거닐며 놀고 싶다.“(웃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캐스팅 제안에 고민은 없었나.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고 난 뒤 시놉시스를 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내가 존경하는 감독이고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해왔다. 내가 좋은 감독과 일하는 걸 굉장히 선망한다. 시놉시스와 원작만화를 함께 줘 읽었다. 처음에는 소재가 다소 당황스럽기도 했다. 만화원작은 단편인데 그 안에 소재는 공기인형이지만 인간의 공허함과 숨결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와 감독다운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으로 날 부른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날 필요로 하니 나도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굉장히 창의적 독창적인 영화이다.“

- 걸음걸이 등 인형을 표현하는 데 어떤 아이디어가 있었나.
“원래 내가 뭘 연구하고 분석하며 설정해 연기를 못한다. 나도 처음엔 답이 잘 떠오르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의상을 입는 순간 인형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에 생각한 건 인형으로서 부담이 아니라 아기가 태어나서 자라고 학습하며 사랑하고 갈등하고 당황하는 모습 즉 인간의 생애와 모습이 있다고 생각했다.“

- 힘든 점은 없었나.

“생각보다 힘들었다. 난 지금까지 가장 리얼하고 현실적인 역할만 해왔다. 또 그런 배역을 선호했다. 이번에는 내 옷이 아닌 걸 같기도 했다. 인형인 척하고 숨도 안 쉬고 추위에도 떨지 않아야 했다. 그런 것들이 굉장히 힘들긴 했다. 메이크업도 무려 3시간씩 걸렸다. 새벽 4시에 일어나 해뜨기 전 메이크업을 한 뒤 해가 뜨면 촬영에 임했다. 이런 감독과 이런 영화에 이런 배역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 일본어 연기가 이젠 좀 익숙한가.

“이번에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일본어 대사를 녹음한 테이프를 듣고 억양과 발음을 공부했다. 감독 지도도 받으며 촬영했다. 주먹구구식으로 덤볐지만 하다보니 일본어도 늘었다. 부담은 많지만 또 하라면 할 수 있다.”

- 단발 스타일인데 영화 때문에 머리카락을 잘랐나.

“영화 ‘괴물’ 때 길렀던 머리카락이 허리께까지 오기도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첫 미팅 때 날 보고 머리카락이 길다고 하기도 했다. 단발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영화를 촬영했다. 기분도 전환할 겸. 나는 감독에게 나에게 맞춰 시나리오 내용을 바꾸달라고 말 못한다. ‘괴물’ 때 봉준호 감독이 삭발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에 그러면 어떨까 생각도 했다.”

- ‘엄친딸’이라는 말도 있다.

“그건 정말 루머다. 내가 고생하며 살아온 건 아니지만 연극배우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공연 등을 많이 볼 기회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평범하게 살아왔다. 20살부터 배우를 하면서 많은 경험을 못해봤다. 예전엔 그게 콤플렉스였다. 나처럼 편안하게 살아온 사람이 어떤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이제는 그 배역 속에서 좌절 등을 겪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대본을 끝까지 읽어보는 것도 그런 생각에서다.“

- 한국영화 출연 계획은 없나.

“좋은 작품이 하고 싶고 그런 작품이라면 언제든 하겠다. 나도 이미 20대 모습은 지났고 더 성숙한 배우로서 빨리 보여주고 싶다.“

칸(프랑스)|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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