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르브론,이런버릇없는…”

입력 2009-06-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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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탈락하자동료격려없이라커룸행,인터뷰조차안해…무례한매너도마에
나이키사와 비타민 음료업체만 멋쩍게 됐다. 올 NBA 파이널에서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와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사진)가 격돌할 것으로 예상, 둘의 꼭두각시 CF를 제작했는데 클리블랜드의 탈락으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언론은 코비와 르브론의 대결을 예상하면서 1980년대 NBA를 최고 인기종목으로 만든 두 주역 매직 존슨-래리 버드 이후 최고의 라이벌전이라며 분위기를 띄운 게 사실이다. 르브론은 홀로 분투할 수밖에 없었던 팀 전력의 열세도 있지만 아직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와 견줘 다소 역부족임을 드러냈다. 특히 기량의 진수를 발휘해야 하는 4쿼터에서 슈팅 미스와 턴오버가 너무 잦았다.

게다가 르브론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동부 콘퍼런스 결승 6차전에서 올랜도 매직에게 90-103으로 패한 뒤 매너마저 낙제점을 받았다. 보통 농구선수들은 시리즈가 끝나면 비록 상대가 적이지만 악수를 나누거나 껴안으면서 축하해주고 그동안의 노고를 위로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게 전통이다. 야구만 경기 후 악수를 나누지 않는다.

서부 콘퍼런스 결승 6차전에서도 레이커스가 승리한 뒤 코비와 덴버 너게츠의 카멜로 앤서니가 한동안 포옹하면서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그러나 르브론은 6차전에서 패하자 곧바로 라커룸으로 향했고, 인터뷰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NBA는 르브론의 인터뷰장 불참에 벌금을 제재하지는 않았다.

2일 ESPN과 라디오 스포츠 토크쇼에서는 르브론의 무례한 매너를 도마위에 올리고 성토했다. “18세에 NBA에 데뷔해 거칠 것 없이 승승장구하면서 MVP까지 수상한 르브론이 기고만장하다. 조던도 NBA 정상에 올라서는데 7년이 걸렸지만 한번도 그런 매너를 보여준 적이 없다”면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LA 타임스도 이날 스포츠면에서 전날 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에서 우승후보로 꼽혔던 라파엘 나달과 비교하면서 르브론을 비난했다. 나달은 비록 스웨덴의 로빈 소덜링에게 16강에서 패했지만 기자회견장에 나와 상대에게 축하를 하고 “더 열심히 해서 다음 토너먼트에 나오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이는 법이다. 그러나 아직은 겁 없이 뛰어온 24세의 어린 르브론이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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