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물 잡는 체인지업.’ 한화 김인식 감독은 보스턴 레드삭스 마쓰자카의 구속이 털어진 이유를 과도한 체인지업의 사용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 류현진은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라는 입장. 사진은 서클체인지업을 던지는 류현진이다. 스포츠동아DB
마쓰자카 140km 직구 위력 뚝- 최근 1승 4패·피안타율 0.373
“에이스 류현진도 위험하냐고? 빠른볼 자주 던져 아직 괜찮아”“구속이 형편없더라고.”
한화 김인식 감독은 12일 광주구장에서 최근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마쓰자카 다이스케(29)의 투구를 본 소감을 밝히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 감독은 “WBC 때도 그다지 공이 좋지 않더니 최근 투구를 봤는데 구속이 너무 많이 떨어졌더라”고 말했다.
일본의 ‘괴물투수’로 불리던 마쓰자카는 개막 후 2경기에 등판한 뒤 4월 중순 오른쪽 어깨통증으로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 그리고 5월 23일 복귀해 8일 텍사스전까지 올 시즌 총 6경기에 등판했지만 1승4패의 부진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방어율이 무려 7.33이나 된다. 피안타율은 0.373이나 될 정도로 타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등판에서 최고구속은 150km 가량을 찍었지만 대부분의 직구는 140km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과거처럼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고 변화구 투수로 변신한 듯한 느낌마저 지울 수 없다.
아직 서른줄에도 접어들지 않은 나이에 구속은 물론 공끝이 무뎌진 데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지난해에도 어깨통증으로 DL에 올랐을 정도로 부상 여파가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여기에다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많은 공을 던져온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또다른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다. “체인지업을 너무 많이 던진 것 같다”는 진단이었다.
현대야구에서 강속구 투수에게 체인지업 장착은 빠른공의 위력을 배가해주는 필수적인 제2의 무기가 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약도 많이 쓰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김 감독의 분석도 이런 차원이다.
구속이 평범한 투수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수불가결하게 체인지업을 많이 활용하지만 강속구 투수는 체인지업에 맛을 들이다보면 필연적으로 구속감소를 불러온다는 말이었다.
30대라면 모를까 20대 초반부터 체인지업을 많이 사용하면 가장 큰 무기인 강속구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한화 류현진도 프로데뷔 후 체인지업을 구사하면서 초특급투수로 도약했다. 그렇다면 류현진도 마쓰자카와 같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일까.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류현진은 어린 나이에 체인지업도 구사하지만 빠른 공을 주기적으로 많이 던져주고 있다. 서클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바깥쪽 투심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완급조절을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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