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오리온스이면계약떨고있나?

입력 2009-07-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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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논현동 KBL센터에서 대구오리온스 김승현의 연봉 조정을 위한 재정위원회가 열렸다. 조정위원회에서 소견을 밝힌 김승현이 KBL을 나서고 있다. 김승현은 구단 제시액인 6억원보다 1억2000만원이 많은 프로농구 최고연봉 7억2000만원을 제시하며 연봉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KBL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2009-2010시즌 연봉을 놓고 구단과 마찰을 빚고 있는 김승현(31·오리온스)의 아버지는 9일 이면계약의 존재를 인정하고 기자회견을 열겠다며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8일 KBL 재정위원회에서 조정된 연봉 6억원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뜻이다.

김승현측이 공개하겠다는 이면계약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프로농구 전체에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난다. 이번 사건을 놓고 김승현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지만 KBL과 구단도 비난을 면키 어렵다.

KBL은 두 시즌 전 ‘정리금’ 도입을 논의해 각 구단이 선수들과 FA 계약을 하면서 뒷돈을 줬던 것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고 나왔다. 규정에 어긋난 ‘뒷거래’를 합법화한 것이다. 김승현의 이면계약이 사실로 드러나면 KBL은 이미 용인했던 구단과 선수간의 뒷거래에 대해 어떤 제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8일 재정위에 김승현이 괴문서를 제출했지만 KBL은 이러한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지 않도록 말을 아꼈다. 이 문서가 ‘합법적인’ 이면계약서라면 KBL도 곤란한 처지에 놓이기 때문.

일부에서는 김승현과 오리온스가 극적으로 연봉에 합의하면 KBL이 이면계약서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그 동안 KBL이 보여준 행정력에 불신이 많이 쌓여 있다는 반증이다. KBL은 ‘일벌백계’의 정신으로 ‘검은 돈’ 거래를 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뭔가를 숨기려는 오리온스 구단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오리온스는 김승현이 3년 전 자유계약선수로 풀리자 그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1년에 연봉 10억원과 더불어 현물 보너스까지 지불하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루머가 파다했다.

김승현은 당시 맺었다는 이면계약서 공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오리온스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있다. 뭔가를 숨기기에만 급급하다. 김승현의 주장대로 ‘오리온스가 더 이상 뒷돈을 주지 못하겠다’고 했다면 비난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두 시즌 동안 부상으로 활약상이 별로 없는 김승현의 연봉을 올려주려는 오리온스의 결정은 상식에서 벗어난다. 오리온스의 바람과 달리 김승현이 이미 KBL에 문건을 전달해 사건은 확대되고 있다. 과오를 인정하고 이른 시일 내 문제를 매듭짓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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