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Kiss]박태환부활‘원칙을지켜라’

입력 2009-08-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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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10일 중국이 자랑하던 아큐아 큐브 수영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던 날, 우리는 목메인 감동으로 마린보이 탄생을 지켜봤다. 다른 나라의 잔치로만 여겼던 우리가 수영 강국을 꿈꿀 수 있게 되었고, 구미 선수에 비해 체력의 열세로만 알고 지냈던 콤플렉스도 털어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올림픽 60년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으며, 수영발전의 가능성을 넘어 육상과 다른 부진종목에서도 꿈★은 이루어진다는 성공의 귀감으로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로부터 1년을 보내고 로마에서 날아온 소식은 우리를 허탈하고 참담하게 만들었다. 그 때의 감동과 미래를 향한 기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것이다.

레이스 운영, 야외 수영장, 전신수영복, 지도자, 훈련 방법 등 여러 가지 원인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일을 위한 성과분석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마린보이도 질책의 외형적 의미보다 그 이면에 잠재된 국민들의 희망과 기대를 읽는 지혜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실패는 병가지상사이기 때문이다. 매번 성공하기란 어려운 일이며, 선수에게는 실패하는 연습과 경험도 필요하다. 작은 것에 실패하는 연습을 통해 큰 것에 성공한다면, 그 실패들은 성공의 과정일 뿐이다. 그러나 실패원인도 모른 채 이를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며, 주변의 질책도 성공을 위한 과정으로 여기는 것이 자기관리 방법이다.

로마에서 날아오는 경기결과를 접하노라면 마치 세계 각국의 수영선수들이 개인과 자국의 명예를 걸고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펠프스를 능가하는 독일 비더만의 부상, 중국 장린의 눈부신 발전, 브라질 필류의 자유형 100m 신기록, 베이징올림픽을 능가하는 신기록 행진 등의 소식은 올림픽 이후 그들이 흘린 땀과 이를 금메달로 연결시키려는 주변의 정성이 마치 기록영화를 보는 것처럼 상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치열한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과 같이 중요한 국제대회에서는 경기를 대비하는 과정에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으며, 경기력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하여 철저히 준비해 가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는 방법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라야 한다.

마린보이의 실패를 안타까워하는 국민의 마음속에는 그를 통한 수영발전의 염원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염원을 주변 사람들이 협심하여 이루어 내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이를 위하여 원칙을 지켜가라고 얘기하고 싶다. 모든 일이 순리와 원칙대로 행해질 때, 결과도 만족스럽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최고의 선수, 최고의 지도자가 최고의 환경에서 훈련한다고 간주할 때, 설령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수정/보완해 나가면서 경기력을 향상시켜 가는 것이 원칙이다.

그동안 태릉선수촌에서 이룩한 올림픽 금메달은 국민이 인정한 시스템의 산물이며,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도 이를 충분히 입증하지 않았던가? 마린보이는 이제 20세다. 23세가 되는 2012년은 체력적으로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훈련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세부목표와 함께, 주기적으로 이를 점검하면서 훈련에 매진하는 것은 선수 본연의 자세이고, 이를 지키는 것 또한 대표선수가 지킬 원칙이다. 원칙과 규정대로 나아갈 때, 주변이 평안하고 발전이 보장된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의 손으로 스포츠 영웅을 만드는 긍지를 갖기 위해선 선배로서, 스승으로서, 어른으로서 원칙을 지켜가는 모범과 함께 이를 유도하는 교육도 우리가 행할 원칙일 것이다.

최 규 정 (KISS스포츠과학연구실장)

엘리트체육 발전에 평생을 몸담았고, 엘리트체육을 통한 국가 브랜드 제고를 최고의 애국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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