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 2군경기관중이필요한이유         

입력 2009-08-11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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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초 한국을 방문했을 때 기자는 2군경기를 대여섯 게임 봤다. LG 구리구장, 고양의 경찰청 구장을 찾아가봤다. 구리구장 LG-두산의 라이벌전이 벌어졌을 때는 열혈 팬들이 100여명 가량 찾아와 양팀 선수들의 플레이에 환호했다. 1군 경기장 분위기가 무색할 정도였다. 고양 벽제의 경찰청-히어로즈 경기 때는 관계자를 포함해 10여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접근성의 차이가 크게 작용됐음은 물론이지만 현재 2군 경기는 ‘그들만의 리그’다.

관중이 없는 곳에서의 야구는 프로페셔널이 아니다. 동호인 야구에 불과하다. 2군 경기장도 관중석과 야구팬들을 입장시켜야 한다. 2군은 프로 경기가 아닌가.

현 프로야구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려면 2군을 활성화하는 게 우선이다. 2군 활성화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2군 육성 방법론에서 다소 문제가 있었다. 야구는 알다시피 ‘멘털 게임’이다. 힘으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런데 2군 경기장에서는 이 멘털적인 요소가 도외시되고 있다. 관중없이 게임을 벌이는 게 대표적이다.

야구팬들도 막연히 2군은 훈련량이 많고 고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훈련량은 1군의 2배 가까이 된다. 뙤약볕에서의 훈련은 고생이다. 하지만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게 마련이다. 1주일 정도 지나면 2군 생활에도 익숙해지는 게 사람이다.

어린 2군 선수들이 1군에 승격했을 때 가장 크게 부닥치는 게 야구장 분위기다. 관중없는 긴장감이 떨어지는 2군 경기장과 야구열기가 뜨거운 잠실, 사직, 광주구장은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어린 선수들은 이 분위기에 주눅들 수밖에 없다. 구단은 이런 점까지 고려해봤는지 모르겠다.

1군 감독이 2군 감독에게 투수나 야수를 올려보내라고 지시한다. 2군 코칭스태프는 미팅을 통해 누구의 기량이 좋아졌다고 보고하고 그 선수는 1군행버스에 몸을 실는다. 막상 2군에서 승격된 많은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 2군 감독이 보고한 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다. 2군 코칭스태프들은 멋쩍어진다. 그러면서 뒷말이 나온다. 투수에게 자주 붙는 ‘새 가슴’이라는 꼬리표다.

그러나 실제로는 새 가슴이 아니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멘털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때리고 받고 스트라이크만 잘 던지면 된다고 판단했던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2군의 어린 선수들이 1군에 승격했다가 다시 2군으로 내려갈 때는 마음의 상처가 크다. 기대주, 유망주의 1군 승격과 2군 강등은 심사숙고해 판단할 일이다.

87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메이저리그 아마추어 드래프트 전체 1위로 지명된 켄 그리피 주니어는 당시에도 빅리그에서 활동해도 가능할 선수로 기량이 출중했다. 그러나 그리피 주니어는 1년 반 정도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그 이유는 빅리그에 일찍 올렸다가 좌절의 맛을 봤을 때 후유증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현재 2군 경기장의 관중입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알고 있다. 한국의 체육관련 법들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당장 이것부터 해결돼야 한다.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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