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IN&OUT]가을의운명‘클러치투수’에물어봐

입력 2009-09-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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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나 팀이 위기상황에 몰려 있을수록 클러치 투수의 존재감은 더 크다. 선발 투수 가운데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존 스몰츠(왼쪽), 마무리 중에서는 뉴욕 양키스 마리아노 리베라가 단연 최고의 클러치 투수로 꼽힌다.  스포츠동아DB

현역최고존스몰츠&마리아노리베라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에 턱걸이를 하고 있는 팀들에게는 클러치 플레이어가 절실하다. 당연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이런 선수들의 활약이 시리즈 승리에 필수불가결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한 경기 한 경기 승패의 명암이 뚜렷이 갈리는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팬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는 선수들 중에는 타자가 훨씬 많다. 아무래도 마지막 순간 짜릿한 끝내기 홈런이나 역전포로 두고두고 회자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투수는 어떨까? ‘클러치 히터’가 꼭 필요하다면 ‘클러치 투수’ 역시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일 것이다. 한 경기를 꼭 잡아야 하는 순간에 이들의 역투는 빛을 발하고 팬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아직 현역에서 뛰고 있는 최고의 클러치 투수 2명을 살펴봤다.

○존 스몰츠

현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인 존 스몰츠는 선발투수로 역대 최고의 클러치 투수 중 한 명으로 손색이 없다. 일단 포스트시즌 성적이 15승4패로 역대 최다승이다. 방어율도 2.65로 상당한 성적을 거둔바 있다. 특히 스몰츠에게 첫 번째 월드시리즈였던 1991년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마지막 7차전에서 잭 모리스와 펼친 승부는 지금도 월드시리즈 역사상 최고의 투수전 중 하나로 꼽힌다. 스몰츠는 8회 1사까지 마운드에 서서 피안타 6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젊음을 불살랐지만 노장 모리스가 10회를 완투하는 바람에 승리를 빼앗기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승률 0.789로 역대 9위에 올랐을 정도로 스몰츠는 ‘포스트시즌=승리’라는 공식을 성립시켰다. 총 40경기에 등판해 207이닝 동안 19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만만치 않은 전력의 상대팀을 압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도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카디널스의 선발 한 축을 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마리아노 리베라

선발로 스몰츠가 주목을 끌었다면 마무리 투수에서는 마리아노 리베라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적으로 우뚝 서 있다. 117.1이닝을 소화하면서 방어율 0.77, 34세이브를 거둬들였다. 부수적으로 거둔 8승에 패전은 단 1개밖에 없다. 놀라운 것은 이닝당 볼넷과 안타를 허용한 WHIP이다. 0.75라는 놀라운 수치로 역대 2위에 해당한다. 9이닝당 안타 허용수도 5.5개로 그야말로 그가 올라온 순간 ‘게임 오버’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이러다 보니 삼진과 볼넷 비율이 5.8대 1이라는 비현실적 수치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투수의 입장에서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할수록 방어율과 WHIP 수치 등이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라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마무리 투수로 100이닝 이상을 투구한 투수를 앞으로 볼 수 있을지 보장도 없고, 더욱이 이런 성적을 거둔 투수는 나타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의견이다.

○그래서 포스트시즌엔 클러치 투수가 그립다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들의 승패를 점칠 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마운드의 튼실함, 즉 단기전에서 절대적 가치를 보일 수 있는 에이스의 건재다. 물론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스몰츠나 리베라는 뛰어나고 꾸준한 성적을 거둔 특급 투수들이다. 하지만 스몰츠와 애틀랜타의 전성기를 함께 한 그렉 매덕스와 톰 글래빈 같은 대투수들의 포스트시즌 성적과 비교하면 스몰츠의 성적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낄 수 있다. 리베라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한 데니스 에커슬리나 롤리 핑거스도 근접할 수 없는 기록의 소유자다.

예전에 감독들에게 실시한 현역선수 중 월드시리즈 7차전을 맡길 선발투수를 꼽으라는 질문에 스몰츠는 역시 상위 3명 안에 들었고 마무리로는 절대적으로 리베라가 꼽혔다. 페넌트레이스의 에이스와는 다르게 큰 경기를 즐길 수 있는 클러치 투수. 가을이 다가올수록 이들의 가치가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송재우 |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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