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가정법야구’] IF,‘7회손시헌실책’없었다면…

입력 2009-10-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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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달인의에러, 4실점빌미
의외의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원정에서 2승을 먼저 챙겨 한국시리즈 진출에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였던 두산이 ‘잠실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SK에 연패하면서 플레이오프는 결국 5차전, 마지막 승부까지 치러지게 됐다. 현 분위기는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뒤집기 우승을 차지했던 SK가 심리적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윤길현의 부상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가 관건이다. SK의 출혈도 매우 커 5차전은 정말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뼈아팠던 두 번의 병살타

두산으로선 3회 최준석, 4회 고영민의 잇단 병살타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고영민의 3점 홈런이 나온 뒤 계속된 3회 무사 1·3루. 최준석의 초구 공략은 좋았지만 타구는 맥없이 3루 땅볼이 됐다. 최준석은 발이 느리니까 무조건 외야로 타구를 보낸다고 생각했어야 했다. 4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때린 고영민의 경우는 낮은 볼로 승부가 들어왔을 때 대처 방법이 부족했다. 두 번 병살타 모두 SK 투수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왔는데, 그게 분위기를 넘겨주는 계기가 됐다. 만일 둘 중 한명이라도 터졌다면 4차전 흐름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을 수도 있다.

○7회 손시헌의 에러가 없었더라면

7회 1사 후 손시헌의 에러는 4실점의 발단이었다. 잠실구장 내야 땅이 딱딱해 예상보다 바운드카 컸다. 내야 수비의 핵인 손시헌의 실책이라 두산으로선 더 아쉬웠다. 수비가 좋은 손시헌임을 떠올리면 한발 덜 대시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처리하든지, 아니면 한발 앞으로 나가 숏바운드로 처리했었으면 다른 결과로 이어졌을 수 있다.

○박정권에게 또 당한 임태훈

1,2차전에서 박정권에게 직구를 던져 홈런을 맞았던 임태훈은 7회 또다시 박정권에게 결정적인 2루타를 허용했는데 그 역시 직구였다.

박정권의 최근 직구 타이밍이 최고조에 올라와있다는 점에서 변화구 승부가 더 나았다. 박정권의 2루타 뒤 두산 김경문 감독은 타구가 관중 손에 먼저 맞은 걸 지적하며 인정 2루타가 아닌지 어필했는데, 만약 그것이 받아들여졌다면 상황은 또 달리 흘렀을 수도 있다.

○야신의 착각?

SK 김성근 감독은 경기 전 “선발 글로버는 한 타순만 돌고 바꿀 것”이라고 했지만 의외로 1번 이종욱에서 시작하는 3회에도 계속 등판시켰다.

결국 볼넷을 연발하다 고영민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았고, 김 감독은 김동주에게 또 다시 안타를 맞은 뒤에야 글로버를 교체했는데 4차전이 두산 승리로 끝났다면 김 감독은 자신의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해 적잖이 후회했을 것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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