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프레지던트인터뷰②]고두심“정계제안?딱잘라거절했다”

입력 2009-10-14 15: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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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에서 첫 여성 대통령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고두심.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두 명의 ‘대통령’을 만났다. 이들이 맞닥뜨린 예사롭지 않은 상황. 과연 이들은 어떻게 상황을 극복해갈까. 22일 개봉하는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감독 장진·제작 소란플레이먼트) 속에서 배우 이순재와 고두심은 각각 민주화운동의 역경을 지나온 대통령과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 240억원의 복권 1등에 당첨된 대통령 이순재와 이혼의 위기에 처한 여성 대통령 고두심. 극중 두 대통령의 모습은 “우리가 꿈꾸는 대통령”의 것이다.(편집자 주)

● 고두심

“그건 나도 생각하지 못한 거였는데. 호호!”

한때 ‘맏며느리’의 전형으로 비쳤던 고두심은 유난히 영화 속 캐릭터는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가족의 탄생’에서는 스무살 연하의 남자와 동거를 했고 ‘엄마’에서는 차만 타면 어지럼증을 앓는 노모의 모습이었다. ‘인어공주’에서는 때밀이로 살아가는 억척스런 엄마이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이제는 영화 속 대통령이 되었고 자신의 영화 캐릭터 여행에 스스로 행복해했다.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헤어스타일이 화제를 모았다.

“매일 그러고 다닐 수는 없잖은가. 장동건과 한채영이 너무 키가 커 내 머리카락이라도 부풀리면 될까 했는데, 역시….(웃음) 인순이가 잘 하는 스타일인데 난 특별히 기분내고 싶을 때 한다.”

- 여성 대통령 역을 연기하며 떠올린 인물이 있나.

“없다.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을 그리는 영화인만큼 그저 편하게 나를 가져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한했을 때 모습이 멋있더라. 그런 모습의 느낌을 드러내고 싶었다. 사실 장진 감독이 날 보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해서 읽었는데 초반에 내가 대변인 역으로 등장하더라. 그래서 지금 이걸 나보고 하라는 거냐고 따졌더니 끝까지 읽어보라고 했다.”(웃음)

- 극중 전임 대통령인 이순재와 장동건으로부터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이곳에 가보라. 답이 있을 것이다’는 조언을 듣고 주방을 찾아 조리사를 만난다.

“그들 역시 그 안에서 답을 찾았다. 주방은 굉장히 편안한 곳이다. 배고픔을 채워주기도 하고. 사실 배고픈 시대를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여러분보다는 그 배고픔에 대해 상세히 들은 세대다. 그건 참을 수 없는 고통이다. 그 고통이 가장 크기 때문에 그것을 풀어주는 곳, 주방이 아닐까. 답을 찾을 수 없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곳이다.”

- 영화 속 캐릭터가 대부분 파격적이었던 것 같다.

“그러네.(웃음) 그럴 땐 왜 꼭 날 찾지?(웃음) 난 사실 작품을 선택할 때 상대의 인간적인 면을 우선시한다. 따뜻한 사람과 일하고 싶다. 쉬지 않고 일을 해왔다. 작품을 하나 하면 6개월이 훌쩍 지나는데 그 사이 불편한 사람과 교감하기는 싫다.”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에서 첫 여성 대통령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고두심.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완성도에 만족하는가.

“자화자찬하고 싶다. 감독이 잘 만들었다. 하지만 성에 차지 않기도 하다. 이 작품은 이상하게 뭔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 같고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 정치 입문 제안은 받아보지 않았나.

“그렇다고 얘기할 수 없지만 한 마디로 거절했다. ‘신문의 어려운 한자를 모두 해독할 수 있게 되는 날 정치하겠다’면서. 또 대통령은 정말 쉽지 않은 자리일 거다.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내 길은 배우이다. 어릴 때 꿈이었고 그걸 이루며 가는 삶에 만족한다.”

- 극중 남편인 임하룡과 추는 왈츠가 일품이다.

“열심히 연습했다. 왈츠 장면은 저녁을 먹고 다음날 동이 틀 때까지 촬영한 신이다. 나중엔 이슬을 맞아 으슬으슬 춥더라. 하지만 우아한 자세를 유지해야 해서 어려웠다.”

고두심은 기자들과 만나는 내내 환한 웃음을 웃었다. 그 선한 눈매의 따스한 웃음은 ‘굿모닝 프레지던트’ 속 인간적인 대통령의 것을 닮아 있었다.
배우 고두심은 그런 인간적인 면모를 솔직담백하게 드러내며 젊은 관객들에게 따스하게 다가가고 있다.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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