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스타플러스]성실한파워히터…4번타자정권교체

입력 2009-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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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SK와이번스 대 두산베어스 경기가 14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1사 SK 박정권이 솔로 홈런을 날린 후 환호하고 있다. 문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3홈런8타점…PO MVP박정권
SK의 새로운 4번타자 박정권(28·사진)의 시대가 개막됐다. 그가 홈런 하나를 칠 때마다, 안타 하나를 칠 때마다 탄성이 터져 나온다. 그림같이 완벽한 스윙, 그리고 환상적인 컨택트 능력, 거기에 파워와 클러치 능력까지 겸비된 타격. 박정권이 이번 플레이오프(PO)에서 보여준 모습이다.

SK는 박정권이 4번에 배치된 3차전부터 3연승을 거두며 2패 뒤 3연승이라는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번 PO 5게임에서 21타수 10안타(타율 0.476) 3홈런 8타점을 쓸어 담아 5차전 종료 직후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총 70표 중 62표를 얻어 당당히 MVP가 됐다. 그는 4차전 결승타를 포함해서 전 경기 타점을 올렸다.

PO 내내 전력분석을 하고 있는 KIA 이건열 코치와 김지훈 코치는 이구동성으로 “무섭다”고 했다. 지금 박정권의 모습이 일순간의 상승세로 보기에는 타격 밸런스와 스윙이 정말 빼어나기 때문이다. “못 치는 코스가 없다. 직구 승부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내일(16일)부터 펼쳐질 한국시리즈에서 최강 마운드 KIA가 박정권을 어떻게 승부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지난해 큰 부상만 아니었다면 박정권의 성공시대는 1년 빨리 열렸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6월 27일 문학경기에서 한화 클락과 부딪히며 왼쪽 정강이 복합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깁스만 3개월을 했고 깁스를 풀고 제대로 몸을 만들기까지 딱 6개월이 걸렸다. 매일 4시간 이상의 강화훈련을 실시하는 그의 성실한 모습에 김성근 감독도 “올시즌 정권이가 큰일을 낼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박정권은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구수한 입담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바꿔놓기도 한다. 2패를 당한 뒤에도 “너무 부담을 갖고 한다. 우리의 야구를 하자”며 선수들을 독려했고 결국 선봉에 서서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박정권은 해마다 타율과 타점, 홈런 부문에서 5위 안에 들 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물론 1루수 가운데 최고의 수비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골든글러브 후보로도 손색없다.

지금의 모습을 김성근 감독은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했다. “기대치의 80%% 정도 완성됐다. 아직 보여줄 게 많다”며 기분좋게 웃는다. 새로운 스타 탄생. 박정권이 프로야구 전국구 스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SK 박정권=경기 때는 오히려 승부를 즐겼는데, 다 끝나고 나니까 이상하게 긴장 된다. MVP를 받긴 했지만, 팀이 이겨야 MVP도 될 수 있고 나 혼자 이길 수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 모두가 PO를 치르면서 우리가 강팀이라는 걸 느꼈다. 그리고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일단 자신은 있다. 결과는 해봐야 나오는 거지만, 별 무리 없이 이대로 내 느낌을 살린다면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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