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MLB IN&OUT]오티스, PS 3년 연속 ‘끝내준 사나이’

입력 2009-1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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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비드 오티스.

PS끝내기 안타의 모든 것
월드시리즈와 같이 수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무대에서 야구선수라면 한 번쯤 관중들의 폭풍과도 같은 환호에 파묻힐 수 있는 짜릿한 감동,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되는 바람을 가져봤을 것이다. 긴장감이 극도로 팽배한 상황에서 팀에 승리를 안기는 끝내기 안타는 야구팬들에게도 로망이다. 그런 상황을 본 것만으로도 술자리 안주로 평생을 갈 수 있는데 누가 이런 경기 관람을 마다할 것인가. 지금까지 탄생한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 끝내기 상황을 살펴봤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끝내기 안타는 모두 110차례 발생했다. 단일 포스트시즌에 한 번 꼴로 벌어지는 셈이다. 과연 이런 상황의 주인공들은 누구이며, 어떤 자리에서 벌어졌는지를 들여다봤다.

우선 이런 짜릿함을 가장 많이 느껴본 선수는 아직 현역에서 뛰는 선수다. 아무래도 포스트시즌 경기가 늘어난 요즘 선수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노쇠기미를 보이긴 하지만 팬들의 뇌리에 클러치 히터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데이비드 오티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1993년부터 95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끝내기를 기록하며 큰 경기에 강하다는 확실한 이미지를 심었다. 반대로 비운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끝내기를 허용한 투수는 8명이 공동으로 2번씩 기록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마무리 투수 데니스 에커슬리나 제프 리어던, 터그 맥그로 등이 이 불행한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럼 어느 포지션의 선수가 가장 많은 끝내기를 쳤을까? 아무래도 거포나 팀의 중심타자를 많이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의외로 정답은 간단하다. 바로 대타가 그 주인공이다. 경기 내내 벤치에 앉아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대타로 기용돼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된 대타 끝내기는 모두 16번 나왔다. 실제 경기를 뛴 포지션으로는 좌익수와 포수가 각각 14번으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볼카운트 상황도 흥미롭다. 110번의 끝내기에서 과거 기록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39번이나 돼 아쉽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 가장 많았던 볼카운트는 1(스트라이크)-0(볼) 상황이었다. 그런데 2위는 불과 하나 차이로 초구를 노려치는 경우였고, 3위도 역시 2위와 하나 차이로 원볼 상황에서 나왔다. 결국 끝내기 안타는 2구 이내에 나올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타순은 어떨까? 역시 팀의 중심타자가 들어선 4번 타순에서 20번이나 나왔다. 그런데 2위는 의외다. 8번 타순에서 17차례 나왔는데 2가지 상황으로 해석된다. 대타를 기용했거나 8번타자라 약할 것이라는 안도감에서 상대투수가 안일한 투구를 하는 바람에 이런 수치가 나온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주자 상황을 살펴봤을 때는 1·2루 상황이 35번으로 단연 많았고, 아웃카운트 상황은 1사 45번, 2사 44번으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장소는 역시 포스트시즌을 가장 많이 치른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인 양키스타디움. 17번으로 역사의 현장이 된 횟수가 가장 많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끝내기를 기록한 팀은 역시 예상대로 뉴욕 양키스로 모두 18번으로 집계됐다. 2위도 수많은 포스트시즌 명승부의 주인공 보스턴 레드삭스로 10번의 드라마를 썼다. 반대로 억장이 무너지는 최다 끝내기 허용팀의 주인공 역시 양키스였다. 14번을 당했으니 흘린 눈물 또한 만만치 않았다. 2위는 LA 다저스로 10번의 끝내기를 당했다.

결국 이런 수치를 조합해보면 양키스타디움에서 9회나 10회에 양키스 4번타자가 다저스(같은 양키스 투수를 상대할 수 없으니) 마무리투수를 상대로 주자를 1·2루에 두고 원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끝내기를 기록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은 올해 다저스의 내셔널리그챔피언십시리즈 탈락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근접하게 갈 수 있었던 경우였다.

선수와 팬들의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는 끝내기가 존재하는 한 야구는 영원히 이어지지 않을까.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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