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의 용병이야기] 휴식 대신 윈터리그 ‘차베스의 교훈’

입력 2009-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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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탬파베이와 피츠버그는 이와무라와 제시 차베스를 교환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습니다. 이와무라 트레이드를 통해 한국 언론에 소개된 차베스는 지난 6월 클리블랜드와의 인터리그 경기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존재를 알리기도 했는데요. 당시 추신수를 범타 처리한 차베스는 지난 시즌 피츠버그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5세의 젊은 우완 투수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차베스는 평균 타율 0.280을 기록한 이와무라와 트레이드 대상이 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는 선수입니다.


○차베스와의 첫 만남

작년 겨울 찾았던 도미니카 윈터리그. 인터뷰를 위해 선수 대기실 앞에서 기다리던 중 지나가는 차베스와 우연히 첫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동안인 차베스지만 생각은 무척이나 조숙했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버스를 타기 전의 짧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준 차베스는 2008년 빅리그에서 15게임에 등판해 15이닝을 던지는 동안 16개의 삼진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불펜 투수였습니다.

휴식 대신 참가한 윈터리그에 차베스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스카우트들 앞에서 긴장감 대신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투구를 위해 노력했고, 관중의 함성 속에 원정경기의 부담을 이겨내는 방법을 배우고자 했던 것입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차베스

윈터리그 참가를 통한 체계적인 오프시즌을 보낸 차베스는 올 시즌 빼어난 활약으로 수준급 불펜투수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역시 휴식 대신 윈터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도미니카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풀타임 메이저리거들이 비시즌 휴식을 취하는 것과 달리 차베스는 윈터리그를 통해 마이너리거 때 경험한 치열한 주전 경쟁과 자신에게 온 기회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절박함을 늘 기억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한국도 비시즌이 되면 대부분 선수들은 가을 캠프에 참가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합니다. 주니치의 가와이, 롯데의 강영식 그리고 차베스에 이르기까지 윈터리그 참가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많은 젊은 선수들이 있습니다. 오늘도 일본과 한국에서 땀 흘리고 있는 프로야구의 유망주들이 차베스의 마음자세를 배운다면 언젠가는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화 외국인선수스카우트 겸 통역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행복하다. 구단 프런트에 앞서 한 사람의 야구팬으로서 재미있는 뒷담화를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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