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고 싶어? 싸게 놀아!

입력 2009-11-23 2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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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예능인이 되려면 아이돌 그룹에서 중년배우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싼티’나는 개인기나 말솜씨쯤은 기본이다. 유채영 임예진 조권 김나영 등(왼쪽부터)은 ‘싼티’코드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예능인’들이다. 스포츠동아DB

예능계 싼티붐
임예진 세바퀴서 ‘백치 예진’…“망가져서 떴죠”
김나영 ‘스타킹’ ‘우결’서 오버 캐릭터 종횡무진
“뜨고 싶으면 ‘싸게’ 놀아라.”

이제는 ‘싼티’ 캐릭터가 예능 프로그램을 점령했다. ‘싼티’는 뭔가 있어 보이고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이 아니라 조금은 부족하고 어딘가 비어 보이는 매력을 재미있게 표현한 신조어.

방송인 붐이 처음 이 말을 썼고 이제는 신세대 스타부터 중년의 베테랑 연예인들까지 너도나도 “싼티”를 외치며 예능 프로그램의 최신 유행 코드로 자리 잡았다.

‘싼티’ 붐의 대모격인 주인공은 임예진. 그녀는 현재 MBC 사극 ‘선덕여왕’에서 김유신의 어머니인 만명부인으로 열연하고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에서는 거침없이 망가지는 모습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김연아’ 마를린 먼로’ 산다라 박 등으로 변신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백치 예진’의 애칭으로 ‘싼티’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방송인 김나영도 ‘싼티’로 인기 상한가다. ‘스타킹’ ‘우리 결혼했어요’ ‘무한걸스2’ 등에서 활약하며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방송 초에는 특유의 목소리와 과도한 표정으로 ‘오버’하는 캐릭터로 적지않은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이제는 당당한 그녀만의 장점으로 자리 잡았다.

김나영과 함께 ‘싼티’의 쌍두마차로는 유채영을 꼽을 수 없다. KBS 2TV ‘스타골든벨’과 ‘세바퀴’ 와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유채영은 본인 스스로 “싼티의 정신적 지주”라고 말할 정도.

아이돌 가수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음악 무대에서는 그들만의 특색 있는 매력으로 팬들에게 다가간다면 예능프로그램에서는 화려한 말솜씨와 개인기를 내세워 망가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은혁과 이특은 붐과 함께 ‘싼티’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연예인이다. 특히 발라드 그룹인 2AM의 멤버 조권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싼티 댄스’를 선보여 ‘깝권’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사실 아이돌 스타에게 ‘싼티’라는 이미지가 조금은 부담스러울 만하다. 조권 역시 처음에 “정말 내가 ‘싼티 나나’하고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싼티라는 단어가 대중에게 친근함 있고 쉽게 다가갈 수 있어서 이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편안히 즐기고 있다.

김나영도 최근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싼티’라는 표현은 달리 생각하면 ‘전혀 부담없다’는 것과 친근함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부티, 귀티’ 이런 것들로 대중과의 사이에 스스로 벽을 만드는 것보다는 오히려 ‘싼티’가 훨씬 더 매력있다”고 당당하게 ‘싼티’ 예찬론을 펼쳤다.

최근 SBS ‘스타킹’에서는 이런 추세를 반영해 아예 ‘싼티 왕’을 뽑는 코너까지 기획했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웃음을 주는 것이 ‘싼티’의 최대 장점”이라며 “말은 ‘싼티’라고 하지만 명품 웃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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