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치맛바람 올해도 Go! Go!

입력 2010-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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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혜진이 개화기 신여성으로 분한 SBS 월화드라마 ‘제중원’의 한 장면. 사진제공|SBS

개화기 최초 여의사·여대통령 등 여성 한계 극복 성공스토리 열풍
‘여풍당당(女風堂堂)’

지난 해 ‘선덕여왕’ ‘천추태후’ ‘자명고’ 등의 드라마를 통해 남자보다 더 카리스마가 강하고 기백이 넘친 여주인공들이 인기를 끌었던 안방극장에 또 한번 ‘여풍’이 거세게 몰아친다. 2010년 드라마들 역시 여자의 한계를 뛰어넘어 성공하는 테마가 공통점. 개화기 최초의 여의사부터 여검사, 여대통령, 골프 여자스타, 연예기획사의 여자 대표 등 소재도 다양하고 장르 역시 현대물에서 사극에 이르기까지 폭이 넓다.

SBS의 월화 미니시리즈 ‘제중원’에는 한혜진이 연기하는 여의사 유석란이 등장한다. 그녀는 남들보다 신문물에 일찍 눈뜬 개화기 여성으로 최초의 여성 통역관 겸 여의사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수목 미니시리즈로 2월 중순 방송 예정인 ‘산부인과 여의사’의 주인공 서혜영 역시 레지던트에서 출발해 병원의 고위직까지 올라 꿈을 이루는 데 성공하는 천재적인 여의사이다. 장서희가 그동안의 ‘팜 파탈’ 이미지를 벗고 새롭게 도전하는 캐릭터여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산부인과 여의사’ 후속작 ‘여검사 마타하리’ 역시 사법고시와 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남자보다 더 야무진 ‘엄친딸’ 여검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나 데이비스 주연의 미국 드라마 ‘커맨드 인 치프’를 능가할 드라마도 등장한다. 지난 해 ‘선덕여왕’에서 미실로 남자시청자들까지 매료시킨 고현정이 올 해 하반기 MBC에서 방송하는 ‘대물’에서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으로 등장한다.

지난 해 여풍을 주도한 사극은 올해도 굵직한 대작의 주연을 여자로 택했다. 3월부터 방송하는 MBC ‘동이’는 천민 출신으로 영조의 어머니가 된 최 씨의 일생을 다룬 드라마. 한효주를 주인공으로 그동안 사극의 주요 소재였던 왕권 다툼이 아닌 신분의 벽을 넘긴 여자의 성공 스토리를 새롭게 내세웠다. KBS 1TV ‘만덕’에서는 3년 만에 TV에 컴백한 이미연이 조선시대 제주의 거상이었던 실존인물 김만덕을 맡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여걸의 삶을 연기한다.

이밖에 이현세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골프 드라마 ‘버디’는 강원도 한 산골 소녀가 골프 스타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다. 또한 가진 것 하나 없는 이혼녀가 무명의 신인을 톱스타로 키우며 대형 연예기획사의 여사장이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오 마이레이디’ 등도 올해 안방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렇게 2010년에도 안방극장에 ‘여풍’이 강하게 부는 현상에 대해 SBS 드라마국 김영섭 CP는 “금녀의 벽을 뛰어 넘은 여자들의 성공스토리는 주 시청자인 여성들에게 인기다. 과거 여자가 도전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업에서 새로운 캐릭터도 만들어지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 이런 흐름은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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