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공효진과 그녀의 사람들] 쌩큐, 셰프! 연인 류승범에게 칭찬 먹었어요

입력 2010-03-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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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장난삼아 ‘서유경!’하고 소리치면, 그녀는 저도 모르게 “네, 셰프!”하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공효진은 최근 종영된 드라마 ‘파스타’를 통해 몰입 연기의 진수가 무엇인지 보여준 명배우로 거듭났다.

□ 파스타 그녀는 지금… 공효진

드라마가 끝났는데도 그녀는 아직까지 서유경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 인터뷰 도중 입을 가리며 웃는 모습이나 ‘셰프’ 최현욱(이선균)을 떠올리며 눈물을 그렁거리는 모습까지…. 공효진은 아직도 ‘파스타’의 서유경으로 살고 있었다. 4개월 동안 이어진 드라마 촬영은 마치 ‘지옥행 급행열차’를 탄 것처럼 힘들었고, 그래서 마지막 주방 촬영이 끝날 때는 너무 힘들고 지겨워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현장을 나왔다고 했다. ‘파스타’에서 해방(?)되었다는 느낌을 만끽하기 위해 종방후 곧바로 여행도 다녀왔다. 그러나 돌아오니 주방과 레스토랑이 더욱 그리워진다는 공효진. ‘파스타’가 종영하고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서유경으로 살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파스타 서유경 예뻤다고
류승범 한마디 기뻤어요
이선균과 NG같은 장면? NG 맞아요
가장 듣고 싶은말은?
예·쁘·다, 공효진



김민정 기자(이하 김 기자): ‘파스타’가 끝나고 나서 파스타를 먹긴 했나.


공효진: 호호호, 이런 질문을 할지 몰랐다. 사실 드라마 끝나고 파스타를 먹어 보려고 했는데 아직 먹지 못했다. 늘 주방에서 파스타를 만들었고, 촬영을 위해 팅팅 불어있는 파스타를 너무 자주 봐서인지 아직까지는.(웃음)

김 기자: ‘파스타’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운이 많이 남아 있을 것 같다.


공효진: 우리끼리 주방 촬영이 있을 때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러 간다고 했다. 계속 서 있어야 했고, 불을 쓰는 곳이라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 버렸다. 다시는 주방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했다.

김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효진의 얼굴에는 서유경이 묻어 있다.


공효진: 너무 사랑을 받아서 그렇고, 너무 몰입했었기 때문에 그런지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여행을 다녀온 뒤 가족들과 촬영지인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했다. 그런데 손님으로 가서 밥을 먹고 있으려니 불편했다. 왠지 주방에 들어가 프라이팬을 흔들며 요리해야 할 것 같은 기분? 아쉬움을 남기고 레스토랑을 나오는데 셰프님이 프라이팬과 젓가락, 주걱 등 주방 세트를 선물로 주셨다. ‘파스타’를 촬영할 때 내가 쓰던 것들이었다.

김 기자: 종영 후에 ‘파스타’를 다시 봤는데 다른 느낌이었다. ‘파스타’를 다시 봤나.


공효진: 너무 보고 싶은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 주변 친구들도 월, 화 띄엄띄엄 보다가 드라마가 끝나 아쉽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보기를 했다고 하더라. 기분이 색다르다며. 너무 보고 싶은데 지금도 자꾸 서유경이 생각나서 울컥할 때가 있다. 서유경에서 완전히 벗어나면 공효진의 눈으로 볼 생각이다.

김 기자: ‘파스타’에는 유난히 멋진 장면들이 많았다. 기억나는 명장면이 뭔지 궁금하다.


공효진: 극 중 엄마가 돌아가시고 혼자 레스토랑에 가서 알리오 올리오를 시켜 먹는 장면이 있다. 마치 오면 안되는 곳을 찾아 온 아이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불안해한다. 서유경의 들키고 싶지 않은 약점이 그 장면에서 많이 묻어나는 것 같아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짠하고 아프다.

김 기자: 이선균과의 NG장면 같아 보이는 연기가 압권이었다.


공효진: 너무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고, 권석장 감독님과 나의 코드가 잘 맞아 떨어진 것이다. 나는 사실 촬영할 때 워낙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가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그 장면을 보면서 뭔가 혼자 본 것 같은 쾌감을 느꼈을 것 같다. ‘어? 저 장면 뭐지? NG인가? 나 혼자 본건가?’라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었다.

김 기자: 상대역 이선균과는 처음 호흡을 맞추는 데도 기대 이상을 보여줬다.


공효진: 서유경의 천진난만한 모습도 선균 오빠가 아니었으면 그렇게 사랑스럽게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워낙 달콤한 이미지가 강한 사람인데 사실 알고 보면 까칠하다. ‘오빠 밥 먹었어요?’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응, 너는?’이라고 물어보는데, 선균 오빠는 그냥 ‘응’에서 끝난다. 사람을 사귀는 데 시간이 걸리고, 실제로 셰프 최현욱과 아주 많이 닮았다.

김 기자: 서유경은 예쁘기 보다는 참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그렇다면 공효진은 예쁜가.


공효진: 사실 예쁘다는 말에는 늘 자신이 없다. 예쁘다는 수식어에 조금 부족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이제 예쁘다는 말을 좀 듣고 싶기도 하다(웃음). 다들 나에 대해 ‘예쁘기 보다는 쿨한, 멋있는, 사랑스러운’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말해 조금 속상했다. 더 솔직히 말해 삐칠 뻔 했다. 예쁘기도 하고 연기도 잘한다는 말, 들으면 더 좋을 것 같다.

김 기자: 다른 여자 연기자와 달리 여성 팬들이 참 많다. 이유가 뭘까.


공효진: 나는 그 말이 참 듣기 좋고 고맙다. 많은 여성분들이 그냥 아는 친구로, 언니로, 동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편하게 공효진으로 봐주고 친근감을 느끼기 때문에 연기하는 캐릭터에 더욱 공감해주는 것 같다.

김 기자: 임순례 감독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 차기작이다. 쉬운 캐릭터가 아닌 듯한데.


김 기자: 지금까지 맡았던 역할 중에 가장 어려운 캐릭터가 아닐까 걱정된다. 설정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소를 팔러 나갔다 허탕을 친 남자가 자신의 친구와 결혼한 옛 연인에게 남편의 장례식에 와 달라는 전화를 받고 소와 함께 길을 나서게 된다는 내용이다. 나 보다는 남자 주인공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한적한 시골에서 여행하는 기분으로 촬영을 즐길 생각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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