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스타탐구] 한화 강동우 3할 또 칠수만 있다면… “올해도 야구랑 연애할래”

입력 2010-03-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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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연속 3할타자 도전’ 한화 강동우
《한화 강동우(캐리커처)가 자신의 역대 최고타율에 도전한다. 강동우는 지난해 153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02를 기록했다. 1998년 데뷔 첫해 3할을 친뒤 11년만의 3할 타율이다.

강동우는 “타석에 서고 싶은 간절함과 과감한 변화가 3할타자가 된 이유”라고 했다. 살아남기가 작년의 목표였다면 올해의 그것은 자신의 타격기록을 모두 새롭게 바꾸는 일이다.

지난해 강동우는 멋지게 재기에 성공했다. 야구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과 야구에 대한 고마움이 가슴속에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층 성숙해진 강동우가 또다시 도전에 나선다. 그는 자신을 믿는다고 했다.》


● 몸쪽 공을 치지 못하면 3할은 없다

강동우의 약점은 몸쪽이었다. 강동우가 몸쪽 공을 잘 쳤으면 삼성에서 두산으로, 두산에서 KIA로, 그리고 KIA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되지 않았을 것이다. 투수들은 집요하게 강동우의 몸쪽을노렸고 강동우는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2008년 10월 KIA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된 강동우에게 강석천 타격코치가 타격폼 수정을 권유했 다. 폼을 바꾸지 않으면 몸쪽공을 칠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인데 할 게 뭐가 있겠냐 싶었죠.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에 과감히 폼을 바꿨습니다.”스탠스를 넓히고 왼발에 중심을 많이 두는 강동우의 새로운 타격폼이 탄생했다.

야구를 하면서 그 때처럼 많은 훈련을 한 적은 없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밥먹고 잠자는 시간만 빼고는 방망이를 휘둘렀다. 결국 지난해 3할을 쳤고 그것은 역시 몸쪽공을 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강동우는 올해 개막전에서 SK 카도쿠라의 몸쪽 직구를 쳐서 우익수앞 안타를 기록했다. 이제 몸쪽 공은 그에게 더 이상 부담을 주지못한다.


● 바꿀 줄 알았는데 안바꾸시더라구요


“김인식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제가 3할을 친거죠.”2007년 두산과 2008년 KIA에서 강동우는 주전이 아니었다. 한타석 못치면 바뀌고 좌투수가 나오면 교체됐다. 한화에서도 그럴 거라 생각했다.

지난해 두산과의 홈개막 3연전에서 강동우는 1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중간에 빠지겠구나 생각했는데 안 빼시더라구요. 내일은 못나가겠지 했는데 또 1번타자구요.”

동료들이 귓속말로 귀뜸했다. “우리 감독님은 한번 믿는 선수는 끝까지 믿어주시니까 걱정말고 해요.” 마음이 편해졌다. 감독의 믿음에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정말 열심히 치고 열심히 뛰었다. “감독과 선수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때 감독님께 배웠습니다.”


● 3년연속 3할에 도전한다

강동우는 신인 가운데 마지막으로 3할을 때린타자다. 강동우가 1998년 타율 0.300을 기록한 이후 아직 3할을 때린 신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년만에 생애 두번째 3할을 친 강동우는 은 퇴할 때까지 3할을 두번은 더 치고 싶다고 했다.

그의 목표는 3년연속 3할타자가 되는 것이다. 야구를 하면서 요즘처럼 자신감을 가져본 적이 없다. 체력도 자신있고 배트 스피드도 여전히 빠르다. “삼성의 양준혁 선배나 SK의 박경완, 박재홍 선배를 보면서 뜁니다. 40세까지 뛸 것이고 꼭3년 연속 3할을 치고 싶습니다.”


● 하루도 야간훈련을 빼먹은 적이 없다


강동우는 개인훈련에서 성적이 좌우된다고 믿고 있다. 단체훈련은 누구나 열심히 하는 것. 결국 누가 내실있게 개인훈련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지난해 하루도 개인훈련을 빼먹은 적이 없다.

올해 37세가 된 강동우는 “은퇴하면 훈련을 하고 싶어도 못하잖아요. 몇년 남았다고 게으름을 피우겠어요?”라고 반문한다. 시즌에 들어가서는 그날을 정리하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강동우의 생각이다.

TV 하이라이트도 큰 도움이 된다. 상대투수의 구종과 볼배합을 연구하고 그날 경기의 순간순간을 떠올린다. 5타수 무안타를 친 날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방망이를 잡는다. 그런 아쉬움이 없으면 발전할 수 없고 납득할 만한 결론을 얻어야 잠자리에 든다.

“때로는 무덤덤하게 넘길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한타석,한타석에 대한 간절함과 고마움이 없으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게 강동우의 철학이다.


● 이젠 추억! 그땐 정말 힘들었어요


1998년 삼성은 LG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당시 신인이었던 강동우는 이순철 현 MBC ESPN해설위원과 함께 숙소생활을 했다. “그때 이순철 선배님이 저에게 여러번 말씀하셨어요. 너는 아시안게임에 나가니까 몸관리를 잘해야 한다. 경기에 집중하고 무리한 플레이는 하지 말아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한 삼성에게 2차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LG 이병규의 타구가 중견수 강동우에게 날아갔다. “펜스에 부딪힐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몸을 사릴 상황도 아니었고 과감하게 한다는게….”

펜스에 부딪히면서 왼쪽 정강이뼈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들것에 실려 나오면서 이순철 선배님의 말씀이 자꾸 생각나는 거예요.”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병역면제 혜택까지 받았지만 강동우에게는 힘든 재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정말 괴롭고 힘들었죠. 부상이 없었다면 야구인생도 달라졌을 테구요.” 제일 기뻤던 순간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꼽았다.

“2002년에 대구에서 LG를 상대로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할 때는 정말 세상에서 부러운 게 없더라구요.”

● 좋은 인연 생기겠죠


강동우는 아직 결혼을 못했다. 야구만 생각하며 살다보니 데이트 한번 제대로 못했다. “언젠가좋은 인연이 생기겠죠.” 씩 웃으며 지금은 야구에 전념할 때라고 한다.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대전에 머물고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도 크지만 오로지 야구만 생각하겠다고 한다. 꿈이 있다면 은퇴하기 전에 공격부문 타이틀을 따는 것이다.

“뛰어난 타자들이 많아 쉽지 않지만 열심히 해보겠다”며 의욕을 내비친다. 강동우는 마지막 팀 이라고 생각한 한화에 와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꽃피우고 있다. 벼랑끝에 선 절박함과 경기에 뛰고 싶다는 간절함, 그리고 피나는 훈련으로 이룬 성과다.

2년연속 3할에 도전하는 베테랑 강동우의 아름다운 도전이 시작된다. 그는 한타석, 한타석 승부에 감사할줄 아는 멋진 선수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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