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스포츠동아 DB
英언론, 맨유 교체카드 실패 지적
국내 팬들 뿐 아니라 맨유 팬들에게도 박지성은 ‘큰 경기에 강한 사나이’로 불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첼시, 아스널, 리버풀 등 ‘빅4’를 상대로 자주 득점포를 가동, 팀을 승리로 이끈다.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매 시즌 16강 토너먼트 이후 박지성이 보여준 활약상은 팬들에게 ‘큰 경기에 강한 사나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박지성은 맨유 입단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 5시즌 동안 총 25경기를 뛰었다. 이 가운데 경기를 진 것은 4차례뿐이었다.
이번 바이에른 뮌헨전을 제외한 기록이다.
이 중 2경기는 이미 팀이 뒤진 상황에서 교체로 나섰기에 엄밀하게 말하면 박지성이 출전한 경기에서 맨유가 패한 것은 2차례 뿐이다. 그 중 한 경기가 바로 지난시즌 FC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이었다. 박지성이 출전하면 맨유가 패할 가능성이 극히 드물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맨유와 바이에른 뮌헨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박지성이 선발로 출격한 맨유는 전반 2분 만에 터진 웨인 루니의 골로 1-0으로 앞섰다.
그러던 후반 30분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빼고 발렌시아를 투입해 추가골을 넣기 위한 전력을 짰다. 3일 첼시전을 대비해 박지성을 아꼈을 것이다.
하지만 박지성이 빠진 이후부터 경기가 꼬였다. 맨유는 6분 뒤 프랭크 리베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경기 종료 1분전 올리치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1-2로 역전패했다. 다잡았던 승리를 선수 교체 이후 놓쳤다.
영국 언론들은 일제히 “퍼거슨 감독의 교체 카드가 실패했다”고 보도하며 감독의 결정을 비난했다. 영국 언론 뿐 아니라 이날 경기를 지켜본 많은 유럽 국가 언론들은 맨유가 선수 교체 이후 무너졌다는 것을 꼬집었다.
박지성은 이날 왼쪽 윙어로 나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16강 AC밀란(이탈리아)전에서는 웨인 루니 바로 아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상대 중원사령관을 봉쇄하는 역할까지 했지만 뮌헨전에서는 평이한 윙어로 되돌아왔다.
영국 언론들은 대부분 박지성의 활약에 평점 6으로 무난한 평가를 내렸다.
맨유는 역전패로 8일 홈구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1-0이나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4강에 오른다. 2차전 90분 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면 동률이 돼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가야 한다. 3-2로 승리해도 맨유는 원정 다 득점 원칙에 따라 4강 진출이 좌절된다.
최용석 기자 gyong@donga.com